송도 오피스텔 계약 첫날 '썰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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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이 심한 탓인지 '떴다방'도 '매매문의'도 사라졌네요"

5000대 1에 가까운 사상 최고 경쟁률로 청약광풍을 몰고왔던 코오롱 '더 프라우' 오피스텔 계약접수 첫날인 16일, 현지 모델하우스 접수 창구는 예상보다 썰렁한 모습이다.

오후 1시 현재 간간히 찾아오는 당첨자 20여명 정도만이 계약 접수를 마쳤을 뿐이다. 국세청이 불법 중개 알선은 물론 이례적으로 모든 당첨자에 대한 자금출처를 조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탓인지 모델하우스 주변은 '떴다방'업자들의 모습을 거의 찾아 볼수 없다.

'떴다방'업자들로 보이는 한 팀이 보이기도 했지만 '단속'완장을 차고 나온 국세청 직원을 보고는 사라졌다. 지역관할 세무서는 모델하우스 앞에 '분양 관련 투기혐의자 및 불법거래중개인 세무조사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단속에 나온 공무원관계자는 "당첨자에 대해 부동산 투기 여부 및 취득자금 출처를 분석해 세금탈루혐의자로 인정되는 경우 세무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불법으로 분양권 거래 중개한 중개인도 관계기관에 통보, 관련법에 의해 자격정지와 등록취소 등의 처벌을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계약자들은 국세청의 자금출처 조사 방침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용인에서 왔다는 60대 후반의 당첨자는 "손녀딸들을 유학 안보내고 이곳에서 영어공부하게 하면 좋을 것 같아 청약신청하고 한건데 당첨자들을 꼭 죄인 취급당하는거 같아 기분이 안 좋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이 오피스텔에 대한 프리미엄 호가만 무성할 뿐 실제 거래는 당분간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송도포스코공인관계자는 "당첨자 발표 직후 매매 문의전화가 있긴 했지만 송도국제도시 내 중개업소들 대부분이 한시적으로 코오롱 '더 프라우' 전매거래를 취급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웃돈' 시세가 당장 형성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첨자들도 지금 상황에서는 전매가 어렵다고 판단, 계약 이후에 차차 고려 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수원에서 계약하러 온 40대 중반의 남성은 "현 상황에서 무슨 전매를 생각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면서 "어느 정도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계약이 끝난 후 차차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초기에 부풀려졌던 프리미엄은 '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첨자 발표 당시 떴다방업자들과 일부 당첨자들의 프리미엄 호가는 70평형대의 경우 1억~1억2000만원, 30평형대가 4000만~5000만원대였으나 초기 매매 시세형성은 실패했다는 것이 현지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단속이 잠잠해지면 전매가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S공인 관계자는 "'더 프라우'가 주변 오피스텔보다 전용률이 작고 입지여건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긴 하지만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여지는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중대형 평형의 경우 평당 100만원대의 프리미엄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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