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사고력과 직결...말할 기회 자주 찾아야

중앙일보

입력

중앙일보 프리미엄은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공동 기획으로 '발표력, 내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를 주제로 5회에 걸친 기획기사를 싣는다. 21세기의 경쟁력으로 주목받는 발표력. 내 아이를 미래의 리더로 성장시키기 위해 준비해야할 발표력 학습방법은 무엇이며 이를 통해 어떤 것들을 얻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조언과 교육현장을 중심으로 발표력 증진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자. 학습에 활용하면 효과적인 소프트웨어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전문가들은 발표력 훈련이 "자녀의 20년 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9일 발표력 교육현장의 중심에 서 있는 권영화(41) 대교 퓨처키즈 인천연수러닝센터장과 백지연(43) 백지연커뮤니케이션즈 대표를 만나 발표력 증진을 위한 교육방법과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권영화 대교 퓨처키즈 인천연수러닝센터 센터장
"발표력은 가장 중요한 미래의 경쟁력입니다. 우리 아이의 20년 후를 생각한다면 지금 준비해야할 일이 뭔지 알 수 있어요. 직장생활을 하면서 문제풀이를 할 일은 없겠죠?"
권영화 대교 퓨처키즈 인천연수러닝센터장은 발표력을 '종합능력'이라고 정의한다. 발표력이 다양한 배경지식과 경험을 분석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입시 논·구술을 위한 창의적 사고력과도 직결된다.
"통합논술은 국어적인 표현력만을 요구하는 게 아닙니다. 사회·경제·과학 등 다양한 배경지식과 경험이 필요해요. 발표력을 기르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발표력 증진을 위해 권 센터장은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을 강조한다.
"요즘 아이들은 감정이 없어요. 기계적으로 외울 뿐이죠. 정말 추워본 경험이 없어서 '추위'란 단어도 느낌으로만 아는 거예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교과과정과 연계한 체험학습이다. "교과서에 고인돌이 나오면 직접 고인돌을 찾아가 보는 거죠. 이해도 빨라지고 여행을 통해 다양한 경험도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다. 자녀와의 대화에서 논리적인 말하기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 "아이들은 단답형·단어형 대화에 익숙해 있어요. 그렇다보니 자기소개조차 어려워합니다. 일상 대화에도 주어와 서술어, 여기에 상징을 접목시켜 문장형으로 말을 하도록 해야 합니다." 부모의 어법도 강조한다. "부모가 유(You) 메시지가 아닌 아이(I) 메시지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냥 '하지 마라'가 아니라 '엄마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식으로요. 그래야 아이가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독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부모가 함께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책에 대해 대화를 할 수 있어요. 단순히 다 읽었나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 읽고 나서 느낌은 어땠는지, 만약 주인공이 된다면 어떻게 할지를 얘기해야 합니다."
발표력 훈련은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을까. 권 센터장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말한다. 퓨쳐키즈에서 진행하는 교육과정의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은 5~6개월만 지나도 눈에 띄는 향상을 보이는 반면 고학년만 되도 사고가 굳어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발표력 향상을 통해 얻게되는 가장 큰 결과물은 바로 자신감. 권 센터장은 "잘 해냈다는 자신감을 갖게되면 아이 스스로가 더 잘하려는 노력을 하게된다"며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고 자신감을 가질 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교 퓨처키즈는…
대교에서 운영하는 학원으로 프로젝트 수업을 기반으로 토론·과제해결·발표 형식의 학습이 이뤄진다. '퓨처키즈'는 1983년 미국에서 출발해 현재 세계 65개국 2000여 학교와 센터에서 활용되고 있는 학습 프로그램이다. 취학 전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를 대상으로 하며 6명 이하 소그룹으로 주 1회 70분 학습이 진행된다. 전국 24개 센터가 운영중이다.
www.futurekidskorea.com 080-222-0909

백지연 백지연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발표력은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입니다. 아무리 좋은 컨텐트라도 논리적으로 설명해내지 못하면 소용이 없겠죠? 짧은 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적절히 전달해내는 능력은 오늘을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중요한 요소입니다."
백지연 백지연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오랜 기간의 앵커생활을 통해 '말하기'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1000여명의 국내외 석학에 대한 인터뷰 경험을 갖고있는 백 대표는 "훌륭한 글을 써낸 학자들조차도 말로 의견을 전달하는 능력은 부족했다"며 "발표력은 그냥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꾸준한 훈련을 거쳐 쌓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성만큼 인식을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백 대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면서 앞에 나가 발표할 일이 얼마나 있을까 하고 생각하지만 이는 큰 오산"이라며 "면접, 사업적인 만남을 비롯해 일상 생활 등 삶 자체가 프레젠테이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발표력을 높이기 위해선 스스로 기회를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단 한번이라도 "내가 말을 참 잘했다"는 기억을 갖는 게 중요하다는 것.
"말을 안 하기 시작하면 계속 못하게 돼요. 점점 자신감은 떨어지고 결국 '말 못하는 사람'이 되는 거죠. 대중 앞에서 말할 기회를 자꾸 찾아야 합니다."
입시위주의 학교교육도 발표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다. "요즘 아이들은 수업과 과제에 치여 말할 시간이 없다"는 그는 "기계처럼 문제 푸는 요령만 가르치는 교육방식 아래선 논리적인 사고와 말하기 능력이 좋아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술면접을 위해 백지연커뮤니케이션을 찾는 고등학생들을 보면 "학업성적이 좋고 똑똑한 학생들도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것은 무척 힘들어한다"는 게 백 대표의 설명이다.
백 대표는 발표력을 높이기 위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독서'를 추천한다. 하지만 단서조항이 있다. 부모가 질문을 통해 아이와의 토론을 유도해야 한다. "책을 읽으면 기억에 남는 페이지는 사람마다 다 다르잖아요? 근데 대부분의 교사와 부모들은 그 페이지를 정해줘요. 이렇게 해선 아이가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가 없어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연스런 토론이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집중적인 훈련기간도 필요하다. 백 대표는 고교시절 '논어를 베껴 써 오라'는 방학숙제를 받고는 전교생 중 유일하게 과제를 제출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한 가지에 집중해 훈련하는 기간을 갖는 건 실력 향상을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가장 좋은 선생님은 결국 부모예요. 발표력 훈련의 첫 걸음은 부모와 함께 하는 책읽기가 가장 좋습니다."

◆백지연 커뮤니케이션즈는…
스피치 능력 함양을 목표로 하는 전문 교육기관이다. MBC·KBS·SBS.YTN에서 경력을 쌓은 방송인들이 전임 강사진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 메이저 방송사 수준의 첨단 시설을 갖춰 예비 방송인에게는 정확한 모니터와 훈련을, 스피치 능력 향상을 원하는 일반인들에게는 정확한 교정을 제공한다. 읽고 쓰고 말하기의 종합적인 커뮤니케이션 학습이 진행된다.
www.anchorkorea.com 02-512-0588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