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곳 아직 혼전…“예측불허”/전국종합(권역별 판세점검:5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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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55% 목표·95곳 안정 자체분석 민자/개헌저지선 확보 신중한 낙관 민주/“당선권 30곳”… 2·12총선 신당바람 재현 장담 국민
『판세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불안하다.
각 정당마다 막판판세가 불투명해 안절부절이다. 특히 민자당측과 청와대는 매일 선거 동향을 점검하는데 기복이 너무 심하다는 솔직한 고백이다.
이틀 남은 14대 총선일이 코앞까지 닥쳐왔는데도 우열을 가릴 수 없는 혼전지역이 80여개에 이르는등 윤곽이 불투명한데다 각종 여론조사결과 지지정당·후보를 정확히 밝히지 않는 무응답자 및 결정을 못내린 부동층이 45∼50%에 이르러 정확한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게 이번 선거의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그야말로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선거인 셈이다.
○…각당의 자체분석과 본사 전국기동취재반의 현장점검을 종합해본 결과 선거구별로 안정권에 들어있는 지역은 ▲민자 90여곳 ▲민주 60여곳 ▲국민 6∼7곳 ▲무소속·기타정당 10곳 등 1백60여곳으로 아직 70∼80곳에선 예측불허의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백중지역중 일부 박빙의 리드를 판독할 수 있는 지역도 상당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부동층이 많고 신당·무소속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어 막판의 상황변경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겠다.
각당의 분석도 서로 억살려 서울 용산의 경우 민자당은 민자 백중우세,민주당은 3당백중,국민당은 국민확정 등으로 각각 달리 보는가하면 충남 서산­태안도 3당이 서로 자당우세로 판독하는등 조사의 신뢰성이 크게 떨어짐을 반영하고 있다.
지역별 상황을 점검해보면 민자·민주 2파전 양상을 보였던 서울등 수도권에선 막바지 국민당이 급부상하면서 예상을 흔들고 있다.
이미 일부 팽팽한 3파전이 벌어지는등 국민당돌풍을 점치는 견해도 있으나 현재까지는 대부분이 2∼3등에 머물러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울러 국민당의 부상이 여야 어느쪽 표를 잠식할 것이냐가 현상태의 최대변수로 꼽히고 있다.
▷민자◁
이틀간격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판세를 점검하고 있는 민자당은 21일 현재 당선안정권 95,백중우세 22,백중 47,열세지역 75곳으로 보고있다.
백중지역중 10∼15석은 건질수 있다는 전제아래 55%선인 1백27∼1백32석은 무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나 시각에 따라 낙관과 비관이 교차되고 있다.
당선안정권 95석을 제외하고는 결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에서부터 광역의회선거 재판이 될 것이란 압승론까지 시각의 폭이 크다.
노태우 대통령과 세 최고위원간의 검토결과 우세를 45%선으로 꼽았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엄살」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당내엔 실제 전황을 어둡게 보는 실무자들도 적지않다.
너무 많은 당선을 걱정하다 참패한 13대경험도 있어 입조심한다는 인상이 짙긴 하지만 한편으론 불안해하는 기색도 역력히 느낄 수 있다.
극히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합동연설회를 계기로 민자당의 지지율이 현격히 떨어지는 추세며 이러한 겉공기를 조직으로 불들어 매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등 수도권과 충청·강원지역,대구·경북의 백중경합지역에서 속속 추월당하고 있는게 눈에 보인다고 안절부절 못할 정도다.
반면 서울등 수도권지역에서 국민당이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광역때 시민연대모임의 후보들처럼 결과적으론 야당표를 잠식해 민자당을 돕고있으며 강원지역 국민당바람이 벽에 부닥치고 있는등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느긋해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들 역시 겉으론 1백20석 안쪽을 우세로 꼽으면서 겉으로는 「엄살」연기를 하고 있다.
수도권 혼전·텃밭 고전의 양상과 함께 관심을 갖고 있는 곳은 분위기가 상당히 호전된 호남지역에 교두보를 확보하게 되느냐 여부.
상황실에선 익산(조남조),무주­진안­장수(황인성),광양(이도선)지역 등에 조심스러운 기대를 하고 있다.
▷민주◁
민주당은 두차례에 걸친 전화여론조사와 현지실사를 분석한 결과 당선안정권이 서울 14,호남 36,경기 2 등 52개에 이르며 백중우세지역이 서울 10,부산 1,대전 1,인천 3,경기 4,충북 1,충남 2,제주 1 등 23곳으로 분류.
민주당은 백중우세지역중 절반정도와 백중지역 55곳중 3분의 1 정도만 건진다면 전국구를 포함,개헌저지선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분석하고 있다.
표밭인 호남에서 무주­진안­장수(오상현) 군산(채영석) 광양(김명규) 등 3개 지역을 백중지대로 포함시켰으나 엄살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
김영삼 민자당 대표의 바람이 거센 부산에서는 김정길 총무가 박빙의 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청문회스타 노무현 대변인조차 민자당의 허삼수씨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6공정권의 아성인 대구에서는 서갑의 백승홍씨가 추격전을 벌이고 경북은 포항의 박기환씨 정도가 그나마 기대해볼만 하다는 것.
서울에서는 현역의원 15명중 중랑갑(이상수) 영등포갑(장석화) 양천갑(양성우) 등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으나 나머지는 우세를 보이고 있고 도봉갑(유인태) 을(김원길) 병(조순형) 노원갑(고영하) 을(임채정) 성북을(신계윤) 등은 당초 열세를 극복,백중우세 내지 백중지역으로 돌아섰다고 주장.
민주당측은 그러나 21일 장충단공원집회를 전기로 수도권의 야당바람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민자당·국민당 후보들의 물량공세로 경합지역의 상당수가 열세로 밀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국민당◁
당자체 및 외부여론기관의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우세 3,백중우세 27곳 등 당선가능권을 30석으로 분석,85년 2·12총선당시의 「신당바람」이 이번에도 재현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이는 당초 원내교섭단체구성(20석)이라는 목표를 훨씬 상회한 것으로 특히 ▲서울(우세 1·백중우세 7) ▲인천(백중우세 1) ▲경기(우세 2·백중우세 9) 등 서울·수도권에서만 20석을 얻을 수 있다고 국민당은 낙관하고 있다.
그래서 21일부터 선거전날인 23일까지 사흘동안 서울·수도권지역에서 정당연설회를 집중개최·막판 표몰이로 몰아붙인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국민당은 우세·백중우세 등 당선권진입이 가능한 곳에는 선거자금의 추가지원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가능성있는 곳을 확실히 밀어붙이기 위한 것.
또 19일 10만여 인파가 몰린 울산대회를 비롯해 최근 국민당열기가 고조돼 상승분위기를 타고 있다고 보고 87곳의 백중열세지역에서도 막판 뒤집기를 기대.
실제로 정주영 대표는 18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원내교섭단체는 무난할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최대 20∼80,최고 1백30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할 정도로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군소정당·무소속◁
신정당과 민중당은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낼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 군소정당이 대체로 열세를 보이는 속에 무소속진출이 뚜렷해 현재의 상황대로라면 최소 15,최저·23석 사이의 당선자가 나올 것이라는게 여야의 공통된 분석이다. 무소속은 충남·대구·경북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고 경남지역에서도 친여무소속들이 분전중이어서 막판에 여당의 조직공세를 어느정도 막아낼지 주목된다.<허남진·김두우·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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