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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 '광클 폐인'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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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오토마우스나 매크로 해놓고 딴 일 하세요. 이것에만 너무 매달리면 육체와 정신이 피폐해지는 듯."(ID:Enoch)

"(토플 접수) 문자동맹 하고 싶은데 하실 분 있나요? 매번 들어오기 너무 힘들어요."(ID:토실토실)

일주일째 iBT 토플(TOEFL) 시험 접수가 중단되면서 '광클(미친 듯이 클릭)'에 매달리는 '토플 폐인'들이 속출하고 있다. 주말에도 토플 응시 희망자들은 13일 오전에 있었던 '깜짝 접수 재개'를 기대하며 컴퓨터 앞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토플 출제기관인 미국교육평가원(ETS)은 14일 홈페이지(www.ets.org)에 '한국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7월 토플 시험 응시 접수 중'이라고 공지했다.

일부 응시 희망자는 ETS의 홈페이지에 로그인하기 위해 자동으로 마우스 클릭이 반복되는 오토마우스.매크로 등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엿새 이상 시험 접수에 매달린 토플 폐인들이 손목 저림, 어깨 결림 등 피로가 누적되자 온라인 게임용으로 개발된 오토마우스와 매크로를 동원한 것이다. 또 "인터넷 브라우저 30개를 열어놓고 ETS 홈페이지에 접속했더니 로그인에 성공했다"(ID 챈들러)는 등 접수 재개의 희망을 놓지 않은 토플 폐인들의 각종 비법이 게시판에 올라왔다.

토플 폐인 5~20명이 한 팀을 짜 접수가 다시 시작될 때를 주시하는 '문자동맹''문자계'도 등장했다. 동맹이 구성되면 한 사람이 2~3시간씩 ETS 홈페이지와 인터넷 게시판을 오가며 당번을 선다. 접수가 다시 시작됐다는 정보가 입수되면 회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특히 중.고생 자녀를 대신해 토플 접수전에 나선 학부모를 일컫는 '토플 맘'들의 활동이 돋보였다. '토플 맘'들은 따로 '동맹 맘'을 구성해 조직적으로 토플 접수 재개에 대비하고 있다. 초등.중학생 토플학원 강사인 김모(40)씨는 "수강생들의 시험 접수 때문에 토플 맘들의 동맹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한 응시 희망자는 "ETS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될 일을 왜 가족까지 동원돼 24시간 ETS 홈페이지만 뚫어져라 봐야 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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