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알뜰 신혼을 위한 알뜰 결혼식 '택일이 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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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도 알뜰한 결혼식.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라면 누구나 공감할 얘기다. 그러나 알뜰한 결혼에는 준비가 필요하다. 반면 시간이 많지 않은 게 요즘 예비 부부들의 현실. 바쁜 직장일에 묻혀 따로 시간을 내기가 여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인륜지대사'를 대충대충 할 수도 없고….

요즘에는 결혼 준비를 도와주는 웨딩플래너의 손을 빌리는 경우도 잦아졌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이 6~8일 기혼자 1395명과 미혼자 1144명을 조사한 결과 기혼자 세 명 중 한 명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결혼식을 치렀다. 미혼의 경우에도 혼자 준비하기보다 웨딩플래닝 업체를 이용하겠다는 사람이 두 명 중 한 명꼴이었다. 하지만 최근 우후죽순 생겨나는 웨딩 관련업체들은 제시하는 가격도, 사양도 모두 제각각이다. 웨딩전문가들에게 '실속파 청춘'을 위한 결혼 준비를 들어봤다.

강승민 기자

도움말=정주희 컨설턴트(듀오웨드), 문정경 실장(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브라이들 살롱)

사진=롯데백화점, 듀오웨드

#결혼 비수기의 할인 혜택

결혼식에서 택일 다음으로 중요한 게 예식장 선택이다. 인기 있는 예식장은 이미 1년 전에 예약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가장 몰리는 토요일 점심 시간대를 원한다면 웬만한 예식장이라 하더라도 최소 3~4개월 전에 예약해야 한다.

종교가 있다면 교회나 성당을 찾는 게 효율적이다. 소규모 교회나 개척교회 등은 출장 뷔페 비용만으로도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 물론 일부 유명 교회는 예외다. 일반 예식장의 경우 건물 외관이 허름한 곳이 대개 저렴한 편이다. 지하철역 주변, 교통이 편리한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특히 결혼 비수기를 활용하는 게 가장 경제적이다. 최고의 결혼 시즌인 4~5월, 9~10월에는 각종 할인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 하지만 1월이나 8월 평일 저녁 시간대라면 협상할 여지가 매우 크다. 식대는 물론 폐백실 이용료 등 부대비용도 무료인 경우가 많다. 웨딩플래너와 상담할 때도 할인 여부를 꼭 확인하자.

#예식과 사진 촬영은 같은 날에

결혼식 당일 사진을 찍을 경우 비용이 절약된다. 웨딩플래닝 업체의 기본 패키지는 보통 드레스, 사진 촬영, 머리 손질과 화장 등 세 가지. 일반적으로 사진 촬영에 가장 많은 돈이 든다. 다음은 드레스, 화장 순이다(웨딩플래닝 업계에선 관련 업체와 계약 문제 때문에 개별 항목의 가격을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결혼 앨범을 이름 있는 스튜디오, 사진가에게 하면 가격은 당연히 비싸진다. 욕심을 내 좋은 스튜디오를 고르려면 결혼식 당일 사진 촬영을 함께하면 된다. 머리 손질과 신부 화장을 결혼식 하루에 끝낼 수 있다. 다만 결혼 당일 촬영은 예식시간이 이르거나 늦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진 촬영에만 보통 3~4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웨딩업체의 일반 패키지는 보통 300만원 안팎. 당일 촬영 패키지를 선택하면 200만원대다. 최대 10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웨딩 전문업체 100% 활용

규모가 큰 웨딩플래닝 업체를 이용하는 게 시간.경비 등을 아끼는 방법이다. 일종의 결혼 포털업체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고객 동원력이 뛰어난 대규모 웨딩플래닝 사업자는 사진스튜디오.드레스숍 등의 전문업체들과 손을 잡는 경우가 많으며, 그 때문에 일반인이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개별업체와 거래하고 있다.

예컨대 웨딩드레스만 해도 고객이 개별 매장을 직접 방문할 경우 웨딩플래너를 거치는 것보다 40~50%가량 돈이 더 들어갈 수 있다. 웨딩플래너는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애프터서비스도 해준다. 신혼부부가 개별업체를 일일이 접촉할 필요가 줄어든다.

가장 중요한 건 결혼식의 규모.예산 등을 플래너에게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점이다. 실속파일수록 더욱 그렇다. 체면을 생각해 "싸고 좋은 것을 원한다"는 말을 꺼내지 못하면 충분한 상담을 받기 힘들다. 규모 있는 웨딩플래닝업체는 보통 예식장 100여 군데, 드레스 업체와 사진 스튜디오 수십 곳의 정보를 갖고 있다. 주문이 분명해야 선택도 현명해지기 마련. 결혼식을 마친 뒤 불만을 터뜨리기보다 처음부터 정확한 계획을 밝혀야 유쾌한 웨딩마치를 울릴 수 있다.

'1%의 결혼식' 은 어느 수준

드레스·화장·사진촬영 패키지 최소 700만원

'평생에 한 번뿐'이라는 생각에 욕심껏 해보고 싶은 것이 결혼식. 얼마의 예산으로 꾸미는 결혼식이 고급일까. 롯데백화점 애비뉴엘의 문정경 실장은 "웨딩 업계에서 기본 패키지 700만원 선이면 1% 안에 든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가 밝힌 고급 결혼식의 가장 저렴한 패키지 명세서. ①드레스 대여 300만원. 결혼식 당일 신부의 웨딩 드레스, 사진 촬영 시 신부 드레스 두 가지(아이보리색 등 연한 것과 색상 있는 화려한 것), 피로연용 드레스 등 네 벌과 신랑이 입을 두 벌(결혼식과 사진 촬영용)을 포함한 것이다. ②사진 촬영 270만원. 예식 전 스튜디오 촬영과 결혼식.피로연 촬영이 진행되며 협약을 맺은 스튜디오의 대표 사진가가 촬영하는 조건이다. ③머리 손질과 화장에 드는 비용 100만원. 예식과 사진 촬영을 다른 날에 하면 200만원이다. ④결과적으로 총 패키지 비용은 770만원. 예식장 사용료는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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