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운동원 돈에 빠져 혼탁 가세(선거혁명 이루자 기동취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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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일당주는 공급업체까지 등장/수업뒷전 박수부대 나서/특정후보위해 유세 방해도/순수한 자원봉사자까지 욕 먹여
많은 대학생들이 총선운동에 참여하면서 일부는 공명선거 캠페인에 나서고 있으나 다른 일부는 일당만을 노려 불법선거운동을 하고 특정후보의 낙선을 위한 파출소 습격·유세장 시위 등을 벌여 유권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각 정당이나 후보자들은 대학생이란 순수한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판단아래 대학생들에게 2만∼5만원씩 일당을 지급하며 자원봉사자란 이름을 붙여 박수부대·안내요원 등으로 대량동원에 열을 올려 대학생 공급업체까지 등장하는가 하면 전대협등 운동권에서는 민주 민중후보 지원·민자당후보 낙선운동에 나서 지역별로 조직적으로 유세방해·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이같이 대학생들의 대거 총선참여로 일부 대학에서는 20∼30%의 학생이 수업에 빠지고 있어 면학 분위기까지 해치는등 총선열병을 앓고 있다. 이에 대해 많은 유권자들은 대학생들이 공선협등을 통해 순수하게 공명선거캠페인에 참여하고 부정·탈법선거운동을 감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만 뚜렷한 의식없이 일당을 받기위해 운동원이 되거나 특정후보를 향한 당락운동을 과격하게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공명선거 캠페인=공선협에 참여하고 있는 공명선거운동 자원봉사자는 전국 50여개 지부에 1천여명으로 고발창구·현장확인·감시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고발센터에 근무중인 김은식군(21·성균관대 기계설비3)은 『학우로부터 아르바이트 선전운동원이 되자는 제의를 받았으나 조금이라도 민주화에 도움이 되겠다는 뜻에서 자원봉사키로 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여야 구별없이 대부분 후보자들은 30명 이상의 대학생들을 일당을 주면서 자원봉사자로 동원하고 있다.
이때문에 전주 모전문대 한 한과는 60명 정원에 20여명이,이리 모대학은 40명 정원에 10여명이 빠져나가는등 전국 모든 대학에서 아르바이트 선거운동때문에 수업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전주 J대 체육과 2년 오모양(19)은 『일당을 받고 선거운동원으로 나가는 학생들도 문제가 있지만 대학생이란 장점을 악이용하는 정치인들의 책임이 더 크다』고 비난했다.
서울대 김동진 학생처장은 『대학생 선거운동원이 이처럼 성행하는 것은 이번 선거가 처음』이라며 『아르바이트의 값진 의미를 외면하고 쉽게 돈만 벌면 된다는 젊은층의 신사고를 반영한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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