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 회견」유선 방송 말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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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감시단 지원자 적어>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공선협)는 선거운동 현장에서 불법 타락 사례를 감시하기 위해 지난주 발족시킨 대학생 감시단 지원자가 1백여명에 그치자 당혹해 하는 모습.
공선협은 당초 전국 50여개 대학에 공명 선거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는 대자보를 붙이는 등 홍보 활동을 통해 10만여명의 대학생 감시단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대학가에 팽배한 선거 무관심 분위기 덕(?)에 지원자가 거의 없어 불법 선거 운동 감시 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

<여당 간접 홍보 행위>
○…경기도 오산시가 10일 유선 방송을 통해 대통령 연두 기자 회견 내용을 방영해 야당 후보 지지자들과 일부 시민들이『총선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국정을 홍보하는 것은 여당을 간접 홍보하는 행위』라며 항의.
오산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약20여분 동안 오산 유선방송사를 통해 각 가정에 대통령 연두 기자 회견 내용이 녹화된 비디오 테이프를 방영하다 시민들의 전화가 잇따르자 뒤늦게 유선방송사에 방영 중단을 요구했다는 것.
이 테이프는 지난 1월 경기도가 공보처로부터 전달받아 공무원 교육용으로 방영토록 각시·군에 배포한 것이다.

<시간 넘겨 등록 좌절>
○…경기도 안성선거구의 김해영씨(42·무소속·농업)는 후보등록 마감 시한인 10일 오후5시를 막 넘긴 시각에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했으나 선관위측의 접수 거부로 끝내 등록을 못해 발을 굴렀다.
『억압받는 농민을 위한 정책을 펴기 위해 출마하기로 했다』는 김씨는 이날 오후 4시30분쯤 안성군 선관위에 도착, 접수시키려 했으나 등록서류 중 5백장이 필요한 추천장이 1백장 모자라 다시 서류를 갖춰 선관위에 갔으나 선관위측이『마감 시간이 지나 접수할 수 없다』며 접수를 거부.
출마가 좌절된 김씨는『농사 준비에 바쁜 농민을 상대로 추천장을 받기에는 등록기간 4일이 너무 짧다』면서『불과 마감 시간을 30초밖에 안넘겼는데 서류 접수를 거부하는 것은 무소속 출마자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은행 닫아 등록 진땀>
○…서울 도봉 을지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소순관 후보(38·전국노점상연합회부회장)는 은행에 후보기탁금으로 쓸 1천만원을 예치해뒀었으나 등록 마감일인 10일이 마침「근로자의 날」이어서 은행이 휴무하는 바람에 돈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다 동료 노점상들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등록.
○…서울 용산의 무소속 정한성씨(32·전 외국어학원강사)도 이날 은행이 문을 닫는 바람에 예금 인출을 못하자 친척 등으로부터 기탁금 1천만원을 빌려 후보 등록 마감 5분전인 오후 4시55분에야 아슬아슬하게 접수.
○…강원도 원주 횡성지역의 민자·민주당 후보들은 10일 국민당이 원주시내 문 이비인후과원장 문창모 박사(85·전 세브란스병원장)를 전국구의원 후보 1번으로 발표하자 문 박사가 국민당지역구 후보들의 선거운동에 가세해 국민당바람을 일으키지 않을까 크게 우려.
문 박사는 지난13대 총선 때 원주-횡성 지역에서 민주당후보로 출마한 박경수씨(현 민자당의원)가 당시 민정당의 김모 현역의원과 맞대결 했을 때 배후에서 자금과 사조직(개신교)을 동원, 박씨가 당선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14대 총선에서도 국민당 후보에 대한 지원에 나설 경우 민자·민주당후보들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대책을 마련하느라 크게 부심.【원주】

<친형제 동시 출마>
○…모두 69명의 후보가 등록, 9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강원도의 최고령 후보는 춘천시의 손승덕 후보(72·국민), 최연소 후보는 정선군의 정운환 후보(29·민중)로 낙착.
또 정선의 엄영달 후보(64·국민)와 삼척시 군에 출마한 엄영석 후보(55·무)는 친형제, 강릉의 최종완 후보(64·민자) 와 최돈웅 후보(56·무)는 같은 강릉 최씨로 최돈웅 후보가 할아버지뻘이어서 당선 여부에 관심.【춘천】

<"남의 공 가로챈다">
○…14대 총선에 대전중구 민자당 후보로 출마한 김홍만 현 의원(48) 이 최근 제작, 배포한자신의 의정 활동 보고서에서『금강 제2휴게소 건설을 백지화시켰다』고 주장하자 백지화투쟁에 앞장섰던 환경보전대전시민연합 등 대전지역 환경관련민간단체들이 크게 반발.
금강 제2휴게소는 지난해 6월 도로공사측이 대전, 충남·북 시민의 식수원인 금강 인근에 건립하려다 주부교실 등 대전지역민간단체들의 두달여에 걸친 반대운동 끝에 철회한 것.
그러나 반대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내내 현장에는 물론 지역단체에도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 의원이 마치 자신의 힘으로 휴게소 건설을 백지화시킨 것처럼 선전하고 다니다 『당선을 위해 남의 공까지 가로채는 파렴치한 처사』라는 비난을 산것.【대전】

<임직원 대거 동원>
○…10일 오후2시쯤 창원시 대원동 창원공단전시장에서 열린 국민당 창원시 갑지구당(위원장 황성권) 창당대회에는 2천여명의 당원 등이 참석했으나 이들 중 상당수가 현대정공과 현대자동차서비스 등 창원·마산지역 현대계열사와 지사 등에서 동원된 직원들이어서 마치「현대그룹행사」를 방불.
이날 대회장입구 등에는 현대계열사의 간부직원까지 나와 대회상황과 참석자들을 일일이 체크해 눈길을 끌었으며 지난달 22일 열린 창원시 을지구당 창당 대회 때 배포했다가 선관위의 경고를 받고도 이날 역시 참석자들에게『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정주영 대표의 자서전 1권씩을 무료로 배포.【창원】

<친필 편지로 보내와>
○…14대 총선 출마여부를 놓고 관심을 끌다가 돌연 미국으로 떠난 권정달 전 민정당 사무총장이 최근 지역구인 안동 지역 주민들에게『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인사말을 편지로 보내와 눈길.
권씨는 10일 친필로 쓴 편지에서『저에게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데 대해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감사의 말씀 한번 드리지 못한 점을 항상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이번에도 기대에 어긋나게 후보 등록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데 대해 송구스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언급.【안동】

<국민당 사무실 도둑>
○…10일 오전4시쯤 대구시 비산6동 386의3 국민당 대구서을지구당(위원장 이종섭)에 도둑이 들어 사무실 캐비닛 속에 있던 당원명부와 입당원서 1천여장 등 주요 서류 뭉치를 도난 당했다고 지구당이 10일 경찰에 신고.
선거본부장 이귀화씨(44)에 따르면 9일 밤12시까지 직원들이 일을 하다가 퇴근했는데 10일 오전 7시쯤 나와보니 사무실 문 자물쇠가 꺾어져 나가고 캐비닛과 책상서랍이 열린 채 입당원서·당원명부·중앙당공문 등이 모두 없어졌다는 것.
이 본부장은『후보 등록을 마친 후라 그나마 다행』이라며『서류만 없어진걸 보면 이는 단순도둑이 아닌 우리 국민당을 위해하려는 모종의 음모가 틀림없다』고 주장.【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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