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식 아파트「표준설계」완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어린이들이 레고와 같은 장난감 블록으로 온갖 모양의 물건을 만들듯 이제는 집도 일정한 규격으로 제작된 콘크리트 판을 조립해 짓는 방식이 일반화되고 있다.
대한주택공사는 최근 덴마크의 DSBG사의 기술자문을 받아 조립식 아파트 건축 부재를 이용한 아파트 표준 설계를 마련했다.
주택공사는 이에 따른 15평형 견본주택을 서울 삼성동 주공 주택연구소에 짓고, 9일부터 12일까지 일반 주부들과 여성 단체 관계자·주택 관계 전문가를 초청, 품평회를 가진후 최종 설계를 확정할 계획이다.
PC공법이라고 불리는 이 건축 방식은 이미 여러해전부터 국내에도 도입돼 주택 공사나 지방자치 단체에서 짓는 일부 아파트에 사용돼 왔는데 주공은 지난해 7천여 가구를 이 방식으로 시공했고, 올해는 총 주택 공급량 7만가구중 1만1천5백 가구를, 내년에는 1만6천 가구를 지을 계획으로 조립주택건설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PC공법을 사용할 경우 재래식공법에 비해 비용은5%정도가 절감되고 공사기간은 15%이상 단축할 수 있다고 대한주택공사 관계자는 밝혔다.
주택공사가 공급하는 15평형 아파트의 경우 평당 건축비가 1백30만원 정도이므로 총공사비는 1천9백50만원대가 되지만 PC공법으로는 약1백만원의 공사비가 절약된다는 것이다.
또 아파트를 15층으로 지을 경우 공사기간을 대개 15∼16개월로 잡는데 이 방법을 사용하면 2개월반 가량의 공기가 단축돼 공사현장에서의 기능 인력 부족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것.
현재 국내에서는 삼환·한양 등 2개 업체가 각각 프랑스와 덴마크의 기술을 도입, 본격적인 PC판을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한성·대우 등이 곧 대량 생산에 들어간다.
주공 관계자는 표준 설계가 확정되면 각 업체가 똑같은 규격의 PC판 부재를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생산비가 더욱 절감되고 서로 호환성도 가지므로 자재수급이 더욱 원활해지리라 한다.
조립식 아파트 1가구를 짓는데는 약 25종류의 부재가 소요되는데, 현재 PC화율은 총공정의 70% 정도. 주공측은 PC공법을 확대, 공공주택의 30%까지 이 방법으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PC판에 의한 조립식 주택건설은 기존 공법에 의한 것보다 평면 내부구조를 다양하게 꾸미기가 어려운데다 충격에 의한 소음이 심한 단점이 있으며 부재간의 이음새 부분에 대한 방수처리 등 고도의 주의가 필요하다.<석인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