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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용씨,2시간만에 “7백명추천”/총선후보 등록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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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사전선거구속 노차태씨 “옥중출마 1호”/장기표씨 사면·복권 증명안돼 실랑이
선거공고와 함께 후보등록을 서둘러 마친 후보자들의 현수막이 전국 길거리마다 일제히 내걸리기 시작한 가운데 일요일인 8일에도 후보등록은 계속된다.
후보등록과 동시,법정선거운동에 들어간 후보들은 이날 새벽부터 약수터 등산로 입구를 찾아 90도 인사를 올리는등 유권자 직접상대의 득표활동을 본격 가동했다.
선거운동원들도 그동안 준비해둔 홍보팸플릿을 한아름씩 들고 상가를 순방하는등 전국이 순식간에 선거분위기에 들어갔다.
○…대구 서갑구에 무소속출마를 선언한 정호용 전 의원이 7일 낮 12시35분쯤 부인 김숙환씨를 비롯,50여명의 측근을 대동하고 선관위에 나와 무소속으로 후보등록을 마쳐 항간에 떠돌던 국민당입당설을 일축.
정 전의원은 현행선거법에 따라 무소속후보가 등록신청때 내기로 돼있는 지역구내 유권자 7백명이 기명날인한 추천장을 이날 오전 선관위로부터 등록신청서를 받은지 불과 2시간만에 작성,제출해 중량급정치인으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
정 전의원은 접수도중 취재진의 요구로 접수서류를 몇번씩이나 선관위 직원과 주고 받는등 시종 여유있는 모습으로 촬영에 응해주기도.
○…불법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전국에서 처음 구속된 노차태씨(63·11대 전국구의원)가 유권자 6백37명의 추천장을 받아 7일 오후 3시쯤 부산시 영도구 선관위에 무소속으로 후보등록을 해 옥중출마 제1호를 기록.
노씨는 지난해 9월부터 선거사무실에 태종여성대학을 개설,참가한 부녀자들에게 노트와 라면 등을 나눠주고 크리스마스때는 선거구내 영세민 2천여명에게 라면 1박스씩을 돌렸다가 민자당측에 의해 고발당해 구속됐었다.
○…이날 김포선관위에는 이지역에서 8번이나 출마했다 낙선의 고배를 연거푸 마신 김두섭씨(62·정당인)가 김포­강화지역 국민당후보로 등록을 마쳐 「8전8기」의 끈기를 과시.
김씨는 『그동안 선거구 변동이 잦은데다 강화지역의 지지기반이 약해 낙선했다』고 패인을 분석한뒤 『그러나 지난 10대 국회의원 선거때부터 지지도가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김포지역에서는 단독출마 가능성이 높아 이번만큼은 반드시 당선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
한편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김씨가 어느정도의 동정표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와 이 동정표가 당선의 뒷힘으로 작용할지 여부에 커다란 관심을 표시.
○…민중당 장기표 후보는 이날 서울 동작갑선관위에 후보등록을 마쳤으나 접수과정에서 사면복권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두차례나 접수가 보류되는등 과거 투쟁경력 때문에 수난.
87년 5·3인천사태관련 사면복권사실이 신원증명서에 기재돼있지 않아 선관위측으로부터 1차 지적을 받고 접수가 보류돼 집으로 달려가 사면·복권장을 가져왔으나 다시 긴급조치위반사건의 사면·복권여부가 확인되지않아 또 보류.
장후보는 선관위측과 승강이를 벌인 끝에 9일중 서울지검에서 판결문등본을 발부받아 첨부키로 약속하고 「조건부 접수」에 성공.
이에 대해 장후보측은 『14년전 유신시대의 긴급조치 위반사실때문에 후보등록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5공청산은 커녕 유신독재청산도 제대로 되지않았음을 입증하는 사건』이라고 개탄.
○…「낚시론」「깃발론」을 폈던 국민당의 김동길 최고위원(강남갑)은 막바지 공천을 받은데다 후보등록일 첫날에 지구당창당대회를 개최하는 바람에 첫날 등록을 포기.
대신 김최고위원은 현대고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한국교육부재상황을 성토하며 득표전에 나섰는데 『우리나라에서 교육수준이 가장 높은 강남갑의 어머니들은 자녀교육문제로 기가 죽어있다』며 『이래서야 되겠습니까』『이게 뭡니까』라고 특유의 언사로 박수를 유도.
김최고위원은 『무너져가는 조국의 정치상황을 그대로 두고 나혼자 편히 살 수 없어 나섰다』고 출마변을 토로한뒤 『낡은 정치의 틀을 무너뜨리고 젊은 사람들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역설.
한편 격려사에 나선 정주영 대표는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민자당 대표가 청와대에 모여 한사람은 「확실히 줍니까」라고 하고 또 한사람은 「믿어보쇼」라고 하는데 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독재국가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비난.
이날 대회에는 4천여명의 청중들이 대회장소인 현대고 본관 6층 체육관은 물론 지하부터 5층의 교실에까지 빽빽이 들어섰다.
○…7일 오후 대구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강당에서 김대중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민주당 달서을지구당(위원장 이광수) 창당대회는 당초 예상보다 크게 저조한 3백여명만이 참석,민자당 「아성」지역임을 반영.
김대표는 『3당 통합은 누가 뭐래도 분명한 야합』이라고 비난하고 『두 수레바퀴가 비슷해야만 삐그덕거리지 않는 것처럼 민주당이 커져야 균형이 맞는다』며 지지를 당부.
김대표는 이날 행사시작 5분전에 입장,일찍 자리를 잡았으나 정작 일찍 참석해야될 대구지역 일부 지구당위원장들은 10여분이나 늦게 입장하는가 하면 당대표가 참석했는데도 불구,열기가 별로 없어 전반적으로 썰렁한 분위기.
○…선거법준수를 바라는 여론이 높아지자 중앙선관위에는 「의문사항」에 대한 질의가 쏟아지고 선관위는 이에 답하느라 분주한 모습.
민자당의 정동성 의원(여주)은 『본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여주공업전문대학의 기공식에 기관장·유지 1천명 정도를 초청하고 행사후 식사 및 기념품(가정용공구·쟁반)을 제공할 예정인데 선거법에 저촉되는가』라고 질의.
선관위는 이에 대해 『평상시라면 무방하겠지만 선거가 임박한 시기에 이런 행사를 갖는 것은 선거법위반』이라고 제동을 걸었다.<김진·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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