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발이 아빠』가 뭐길래(촛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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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3일 오전 10시 서울 면목7동 면목극장.
민자당 중랑갑구 당원단합대회는 막이 오르기 1시간쯤 전부터 다른 지역 대회와는 달리 40대 아주머니들로 북새통을 이루다 미처 식장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주부들 중에는 장바구니를 든 모습도 상당수였다.
이 지구당의 이순재 위원장이 극장앞에 도착하자 『대발이 아빠』라는 함성과 함께 괴성에 가까운 환호가 터져 나왔다. 안방 드라마의 위력을 실감나게 하는 순간이었다.
『선거도 선거지만 안방마님 후려잡는 대발이 아버지를 꼭 좀 봐야겠소.』
50대 초반의 주부는 시장바구니를 든채 2천여명이 꽉들어찬 식장안으로 후비고 들어가느라 옷이 터지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아니 아빠가 출마를 했는데 대발이부부는 어디 갔어. 안보이잖아.』
이위원장의 응원깃발을 양손에 쥔 30대 신사의 고함에 주위 사람들은 또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대발이 아버지를 여의도로 좀 보내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함께 손잡고 우리정치의 쇄신을 위해 열심히 일 하겠습니다.』
축하객으로 참석한 이종찬 의원의 축사에 당원·지역주민들은 유리창이 깨질듯한 박수와 함성으로 답했다.
『내가 만약 전국을 상대로 투표를 한다면 아마 전국 최다득표자가 될 겁니다. 그만큼 대발이 아버지는 전국적인 인물이 돼버렸어요. 그러나 자꾸 들먹이면 여성표 다 떨어져요』『그러다 보니 내가 연속극에 계속 출연하는게 무슨 정치적 목적이 아니냐는 말이 들립디다…. 그러나 연기는 제가 평생을 두고 함께한 나의 예술입니다. 누가 뭐래도,아무리 힘들어도 1주일에 두번 나가는 녹화를 포기할 순 없어요.』
이위원장의 출사표를 끝으로 2시간여의 대회가 끝났으나 40대 「뉴키즈세대」의 환호는 그칠줄 몰랐고 지난달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10대소녀들의 광란이 새삼 머리에 떠올랐다.
『마누라 그만 괴롭혀요』『연속극에서 보다 인물이 훤하네』『다음엔 대발이 부부도 좀 데려와요』.<최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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