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시비속 「영업맨」우대/막내린 시은·지방은 주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초임임원 관례깨고 절반이 탈락 “이변”
29일 오전 전북 및 충북은행이 주총을 마침으로써 올해 24개 시은 및 지방은행들의 주총이 모두 막을 내렸다.
이날 주총에서 충북은행은 임기만료된 황창익 행장 후임에 민형근 전무를 승진시켰다. 이에 따라 올해 주총에서는 김추규 상업은행장·봉종현 장기신용은행장을 포함한 행장 3명이 새로 탄생했다.
또 올 주총에서 은행의 「별」로 지칭되는 임원자리에 새로 오른 사람은 시은에서 28명(장은포함)·지방은행에서 11명등 모두 39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였다.
올해 인사의 두드러진 특징은 초임임원이 많이 탈락한 점과 영업부서경력자들이 우대받은 점을 들 수 있다. 6대 시은의 경우 임기만료된 12명중 절반이 이번에 물러나 임기중 대과과 없으면 중임된다는 관례를 깼다. 또 신임임원의 60%이상이 수신·여신부서장 또는 지점장 출신이거나 1∼2년전에 관련부서장을 거친 인물들이다. 이는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속에서 은행에서도 기획이나 조사부보다는 영업맨들이 각광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기존임원의 수성과 새 임원으로 승진하는 과정에는 올해도 지연·학연등 각종 연줄이 동원됐으며 이 사이에서 적잖은 잡음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올해 금융계 인사에는 종전까지 은행가의 「황제」로 통하던 L씨의 영향력이 상당히 위축된 반면 K씨가 「대부」로 등장했다고 보는 측이 많다.
관계 전문가들은 은행 임원인사에 외부입김이 이같이 작용하는 것은 금융자율화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은행마다 주주·전직행장등 원로로 구성되는 전형위원회에서 행장을 포함한 임원인사를 관장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은이 배출한 5명을 포함해 이번에 새로 뽑힌 임원을 출신 지역별로 보면 소위 TK로 불리는 대구·경북 출신이 9명으로 지난해에 이어 가장 많으며 부산·경남,충청,서울출신은 각 5명,그리고 호남출신도 광주와 전북은행의 3명을 포함해 5명이었다. 출신대학으로는 서울대가 17명,고대가 6명,연대가 2명이었으며 상고출신도 지방은행에서 5명 나왔다.
퇴임한 임원들은 관례에 따라 대부분 해외현지법인이나 상호신용금고·리스등 각 은행 자회사 사장이나 전무직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심상복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