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중독, 행동장애·정신병 등 합병증 심각

중앙일보

입력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인터넷 중독이 단순히 인터넷의 활성화로 인한 폐해 이상으로 정신병적으로도 심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우울증 등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 됐으나 부모들의 정신병원 치료 기피, 학기 중에 시간 내기 어려운 점 등으로 인해 청소년이 오히려 치료를 원함에도 치료받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청소년위원회는 11일, ‘2007 청소년 인터넷중독 치료-상담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가 포럼’을 열고 위와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번 발표는 이전과 달리 정신과 치료를 중심으로 한 자료가 공개돼 이제는 인터넷 중독이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는 질병임을 분명히 했다.

밝혀진 인터넷 중독증 환자들의 특성에 따르면 연구 대상이 된 150명중 139명이 남성으로 나타나 인터넷 게임 중독이 남성들에게 집중되어 있으며 중학교 3학년 시기인 14세 경에 최고로 밝혀졌다.

특히 함께 앓고 있는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가 86.4%였으며 2개 이상의 공존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대상 환자들은 평균 1.5개의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중에는 ADHD는 60.3%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드러냈다.

그 밖에 우울증을 포함한 기분장애를 겪고 있는 경우도 34.7%가 가지고 있었으며 불안장애(사회공포증 등)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12.4%로 나타났다.

한양대학교 안동현 교수는 위의 연구 결과를 밝히며 이들이 병원을 찾았을 경우 가장 많이 치료되는 방법으로는 약물이 사용되었으며, 기존에 널리 사용되었던 Young척도, K척도가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장애 요인으로는 부모와 학교의 협조가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국가청소년위원회 매체환경팀 관계자는 정신과 치료에 대해서 비협조적이었으며, 부모들의 협조가 어려운데다 학기 중에 수업을 빠지게 되는 일에 저항감이 컷다며 어려움을 전했다.

실제로 연구를 진행하면서 중증의 중독증세를 보이는 이들에게는 초진비를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치료자가 그다지 많지 않았고, 방문한 이들도 수회 방문만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아 정신과에 대한 선입견으로 인해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기중에 치료가 어려워 단기적인 치료밖에는 할 수 없었음을 밝히며, 이에 대한 의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홍강의 교수 역시 같은 점을 지적하면서 정신과 입원병동과 비슷한 환경을 가진 치료공간으로 기숙치료소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에는 게임을 유형별로 중독의 위험성 등을 연구한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아주대학교병원정신과학교실 조선미 교수는 인터넷게임중독 내담자 중 일반지능이 경계선 이하인 이들을 제외한 53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내담자의 69%가 RPG(롤플레잉, 역할수행 게임, 리니지 등)게임을 즐기는 이들이었다고 밝혔다.

그 외에 FPS(1인칭, 3인칭 슈팅게임, 서든어택 등)가 24%, RTS(실시간 시뮬레이션, 스타크래프트 등)을 10.9%가 즐기는 것으로 나타나 즐기는 게임의 종류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였다.

이들을 MMPI 성격검사로 분석한 결과 RTS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내재적인 정서문제나 외현화된 행동문제는 덜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정도는 RPG집단이 가장 높았고, 분노 적개심을 나타내는 경우는 FPS게임군이 가장 높았다.

따라서 FTS는 충동적인 청소년이 조급함과 충동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하는 반면, RPG는 사회적으로 위축된 이들이 많아 드러나는 행동문제는 적지만 내재적인 정서문제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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