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심준구씨 라디오 프로 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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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1급 시각장애인이 라디오 토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발탁됐다. 장애인 복지 전문 라디오 채널인 KBS 3라디오(사랑의 소리방송.AM 639㎑)는 16일 봄 개편을 맞아 시각장애인 심준구(39.사진)씨가 단독 진행하는 '심준구의 세상 보기'(일요일 오후 1시)를 신설한다고 9일 밝혔다. 가수 이용복씨 등 이 채널에서 시각장애인이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토크 프로그램을 단독으로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심씨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망막색소변성증'이란 병으로 서서히 눈이 나빠지기 시작해 고등학교 졸업 후 시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현재 청각장애인을 위한 TV자막을 만드는 속기사로 활동중인 그는 장애인단체 푸른 아우성 이사,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2003년 6월부터 1년 반 동안 코미디언 김혜영과 iTV '사랑의 릴레이-함께하는 세상'을 진행하면서 시각장애인 최초의 국내 지상파방송 MC로 기록됐다. KBS 측은 청취자들의 반응을 지켜본 뒤 일요일 하루에 그치지 않고 매일 방송되는 토크 프로그램을 맡기는 것도 고려중이다.

심씨는 "장애인.비장애인을 떠나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많은 이들을 초대손님으로 모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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