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영구 6단 ● . 윤찬희 초단
장면1(73~82)=백△와 흑▲의 교환은 누가 봐도 백의 실수라고 느낄 것이다. 반쯤 맛이 간 백△가 지금 이영구 6단의 고전을 말해준다.
지금의 전장은 우변이다. 실패를 느낀 이영구는 집에 관한 한 최대한 '짜게' 움직이고 있고 그 반작용으로 흑의 윤찬희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73의 절단도 갈등 끝에 내린 결단. (일이 잘못될 경우 공배로의 전락을 각오해야 한다) 흑A 한 방으로 대마가 빈사상태에 빠지므로 74의 수비는 절대. 그 다음 75로 뛰어 흑은 백의 양곤마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영구는 76~80까지 긴급히 안형을 확보한 뒤 82로 도주.
장면2(83~94)=윤찬희가 우변 백을 노려본다. '참고도'처럼 머리를 두드리고 싶지만 이건 기분 뿐, 백2로 떵떵거리고 살아버린다. 그래서 고심 끝에 83의 급소를 찾아냈고 87까지 백 두 점마저 잡으며 근거를 도려냈다. 그러나 88로 막았을 때 89가 오버 페이스. 90의 급소 일격으로 순식간에 넉 점이 떨어지고 말았다. 쌍방 은근하면서도 멋진 공방전이었으나 이영구 6단의 노련한 타개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흑의 공격은 실패로 돌아갔고 비세의 백은 여기서 바짝 따라붙게 됐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