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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러스 FTA 효과 … 코스피 사상 첫 1500P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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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5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 시장도 연중 최고치(670.54)로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820조3850억원을 기록, 6일 이후 사상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1500선은 1989년과 94년의 지수 고점을 연결하는 장기 저항선이다. 증시에서 저항선은 상승 흐름이 막히는 장벽과 같다. 지수가 이 선을 뚫고 올라야 증시의 재도약이 가능하다. 그래서 증권가에선 1500선을 국내 증시가 제2막을 여는 기준점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1년 이상 지속돼 온 장기 박스권을 상향 돌파했기 때문에 2차 주가 상승의 초석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이 부진한 가운데 1500선을 돌파했다"며 "앞으로 IT와 자동차가 상승 대열에 합류할 경우 시장은 더욱 탄탄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해소되는 것으로 봤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북한 등 변수로 인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국내 기업의 주가가 싸게 거래되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증권에 따르면 국제금융조사기관 IBES가 집계한 국가별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10.5배로 전체 52개국 중 여섯번째로 PER가 낮았다.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이 증권사 김학균 연구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인한 국가 신용등급의 상향 가능성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 ▶올 한국 증시가 FTSE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 등을 들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증시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1500 시대의 개막을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많다. 당장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증시 상승 분위기를 자칫 실적이 발목 잡을 수 있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미국의 서브 프라임 문제가 아직 남았고, 중국의 추가 긴축으로 인한 투자 심리 위축이 글로벌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1500선 안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투자증권 김영익 부사장도 "2분기 기업 실적 악화와 맞물려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의 소비.생산.고용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500선을 돌파했는데도 개인들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메리츠증권 조성관 수원지점장은 "개인들이 주로 매매하는 종목은 지수 상승률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1500선 돌파를 실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는 실적에 따라 주가 양극화가 진행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6월 1200선을 저점으로 지수가 300포인트 꾸준히 오르는 동안 개별 기업의 주가는 제각각 움직였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60만원 밑에서 헤매는 반면 20만원선에 머물던 포스코 주가는 올 들어 30만원을 넘어 이제는 40만원을 바라보게 됐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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