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우린 핵없다”/정 총리와 면담서 예정없던 성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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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시범사찰 거부로 핵 이견/3개 분과위 내달 잇따라 개최/7차회담 5월5∼8일 서울서
【평양=김진국기자】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중인 정원식 국무총리는 20일 낮 11시5분부터 금수산의사당으로 김일성 북한주석을 예방,1시간35분동안 면담했다.
북한의 김주석은 이날 면담에서 미리 준비한 성명을 낭독,『이미 천명한 바와같이 우리에게는 핵무기가 없는 것은 물론 그것을 만들지도 않고 만들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관계기사 3면>
「남북합의서」와 「비핵공동선언」 발효후의 남북관계를 언급한 김주석의 성명은 예정에 없었던 일이었으며 김주석은 『노태우 대통령이 「남북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발효에 즈음한 성명을 발표했기에 이에 나도 성명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날 김주석은 대표단과의 오찬면담에 앞서 오전 11시20분 정총리와 김종휘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5분간 따로 면담했다.
단독면담시간이 짧아 정상회담등 깊숙한 논의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은 이에 앞서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제6차고위급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공동발표문을 채택,▲제7차 고위급회담을 오는 5월5일부터 8일까지 서울에서 개최하고 ▲3개 분과위원 명단을 3월6일 상호통보하며 ▲정치분과위는 3월9일,군사분과위는 3월13일,교육협력분과위는 3월18일 판문점에서 각각 첫회의를 갖기로 하고 ▲핵통제공동위 구성과 관련한 대표접촉을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열기로 했다.
회의에서 양측은 각각 총리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합의서」와 「비핵화 공동선언」 발효에 따른 실천방안에 대해 각각의 입장을 제시한 뒤 비공개로 토론을 가졌다.
정원식 총리는 연설에서 『합의서와 비핵화 공동선언이 발효됨에 따라 이제 국내외의 관심은 합의사항이 제대로 실천될 수 있느냐의 여부에 쏠리고 있다』면서 합의서 이행에 대한 의혹과 온겨레의 핵공포를 말끔히 씻어줄 것을 북측에 촉구했다.
정총리는 이어 『합의서의 실천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분과위 발족이전이라도 70세 이상 고령자의 고향방문을 우선 실현시킬 것』을 제의하고 앞으로의 고위급회담은 연4회의 정기회담과 필요시 수시회담으로 구분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연총리는 이어 기조연설에서 ▲주한미군철수 ▲팀스피리트훈련 완전중지 ▲문익환·임수경 등 방북인사석방 등을 거듭 요구하면서 합의내용의 원만한 실천을 위해 「일괄합의,동시실천」이라는 원칙을 지켜나가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총리는 특히 『「정신대문제」와 「일본의 핵개발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쌍방이 시급히 공동보조를 취할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내에 대표접촉을 갖고 이에 대한 공동결의안을 채택하자』고 제의했다.
한편 남북한은 19일 「남북핵통제공동위 구성 및 운영에 관한 합의서」 채택을 위한 별도의 대표접촉을 갖고 핵문제를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이날 오후 8시부터 남측대표단 숙소인 평양백화원초대소1호 각 회의실에서 남측의 임동원·공노명 대표와 북측의 최우진·김영철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3시간40분동안 마라톤회의를 가졌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제2차 대표접촉을 갖고 절충을 계속키로 했다.
남측은 합의서의 중요조항으로 ▲핵통제공동위 구성 및 운영에 관한 합의서 발효뒤 1개월내에 쌍방이 각각 지정하는 상대방의 2개장소에 대해 시범사찰을 실시할 것 ▲핵통제공동위가 구성돼 첫 회의를 가진뒤 1개월내에 전면적 동시상호사찰을 위해 사찰대상선정 및 절차·방법에 관해 합의해야 한다는 강제규정을 둘 것을 제의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측의 영변과 남측에 있는 모든 미군기지를 사찰에 개방하는 식으로 되어야 한다면서 남측의 시범사찰조항에 대한 반대입장을 명백히 했다.
□6차 총리회담 공동발표문
①남북 쌍방은 남북정치분과 위원회,남북군사분과위원회,남북교류·협력분과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들의 명단을 1992년 3월6일 서로 상대측에 통보하기로 하였다.
②남북 쌍방은 남북정치분과위원회 제1차 회의를 1992년 3월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③남북 쌍방은 남북군사분과위원회 제1차 회의를 1992년 3월13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④남북 쌍방은 남북교류·협력분과위원회 제1차회의를 1992년 3월18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⑤남북 쌍방은 1992년 2월19일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 구성·운영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제1차 대표접촉을 가진데 이어,제2차 대표접촉을 1992년 2월27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가지기로 하였다.
⑥남북 쌍방은 제7차 남북고위급회담을 1992년 5월5일부터 8일까지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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