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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게르「병」대신 비닐「백」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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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수액에 「백(bag)시대」가 열리고 있다. 흔히「링게르」「영양주사」등으로 알려진 수액제가 병 대신 비닐(폴리에틸렌)등의 백에 담겨져 나오게 된 것이다.
항상 공급이 못따를 만큼 수요물량이 많았던 수액제 시장에 중외제약·제일제당·명문제약이 이달부터 일제히 백수액제를 내놓으며 시장선점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제약회사들은 수액제용기로 백의 장점을 강조하며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백은 병과는 달리 깨질 염려가 없다」「보관 면적이 줄어든다」「사용후 처리가 쉽다」는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병과 백의 단순한 비교에 앞서 『수액제는 안전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K박사는 백의 재질이 PVC나 폴리에틸렌 등인 만큼 외국의 경우 인체에 유해한 가소제가 녹아 나올 위험성, 접착제가 수액과 섞일 가능성 등에 대해 철저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생산회사의 관계자는 『사실 백 수액제라는 것이 1백% 안심을 보장하지는 못한다』며『다른 의약품들이 그렇듯 백 수액제 역시 만의 하나 문제는 있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실토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박사는 이에 대해 『백의 재질은 예컨대 같은 PVC라 할지라도 어떤 공정을 거쳐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며 『일반 포장용·식품용·의료용중 가장 고급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이 의료용이며 이 기준을 넘어서는 것이라면 안전성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백을 통해 수액제를 인체에 주입할 때 병을 이용할 때와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사의 한 관계자는 『백 수액제의 평상시 주입속도는 분당 2∼3㎖로 일정해야하지만 일부사의 제품은 최고 10배까지 유속에 차이가 난다』며 『주입속도가 일정치 않을 경우 혈관 벽에 큰 손상을 줄수 있다』고 주장했다.
백 수액제는 그러나 이같은 단점에도 불구, 기존의 병 수액제에 상대적 장점이 많아 기존 수액제 시장의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백 수액제 제조회사들은 『백 수액제는 특히 응급상황에서 백을 눌러줌으로써 한꺼번에 많은 양의 수액을 주입하는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안전성 면에서도 기존의 병 수액제와는 달리 백 수액제는 외부공기의 주입이 필요치 않기 때문에 세균오염 등의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기존의 병 수액제는 수액이 일정하게 흘러나오도록 하기 외해 약간의 공기가 들어간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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