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음악 속으로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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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외국 음악인들의 내한 공연과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의 소극장 공연을 중심으로 음악 고유의 현장인 콘서트가 국내의 대중 음악에서도 최근 점차 확산되어가고 있다.
「뉴키즈 온 더 블록」이나 「에어 서플라이」 등 국내에서 공연을 가진 외국 그룹뿐만 아니라 현재 다양한 외국 음악인의 공연이 추진되는 것과 함께 밤무대에서 수입을 얻지 못하는 국내 가수들도 생음악 공연 무대를 자신의 음악 활동 주무대로 삼는 경향이 많아졌다.
또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신진인 신해철·심신·신승훈·박정수 등도 예상외의 콘서트 성공을 보였고 조용필·하춘화 등의 기성 가수들도 콘서트 활성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등 국내 록 그룹은 정기 공연뿐만 아니라 공연 실황 비디오·음반 제작을 기획할 정도로 콘서트에 크게 의지하고 있고 소수 젊은이들의 전문적 모임이 돼가고 있는 헤비메틀 그룹들의 공연도 끊이지 않고 있다.
권인하·이광조·조하문 등 방송에서 보기 힘든 기성 가수들은 라이브 공연에서 돌파구를 모색하는 등 한달에 적어도 7, 8회의 크고 작은 대중 음악 공연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대중 음악 공연의 활성화는 대중 문화 수요의 절대적인 확산과 함께 우후죽순처럼 급증한 이벤트 기획 업체가 약간의 가능성만으로도 적극적인 시도를 하기 때문인 것이 1차 이유다. 그러나 이 같은 표면적 현상과 함께 대중 음악팬들의 취향이 고급화되면서 판에 박힌 음반이나 방송에서의 음악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아티스트와 가까이 접하려는 의식이 증가하는데 더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으레 적자를 알면서도 홍보만의 목적으로 치러지던 음악 공연 자체도 때에 따라 흑자를 보게된 것이 공연이 활성화된 또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외국 음반 업체의 직배 화 이후에는 거의 모든 거물급 아티스트들이 공연은 하지 않더라도 홍보 차 속속 내한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방송 일변도의 대중 음악의 장이 다변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중음악 공연 활성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기획자들과 팬들의 타성에 젖은 의식, 공연장 부족 등 공연 문화 전반에 걸친 낙후성 등 여러 문제가 커 가는 콘서트 수요를 가로막고 있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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