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가수」 김성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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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해변 가요제로 데뷔한지 15년. 아직도 젊은 싱어 송 라이터의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성호 (34)는 특이하다.
『앞서서 나서기 보다 묵묵히 음악에만 매달리는 성격 때문에 작곡자로만 남고 싶었어요. 주변 음악인들의 권유로 노래까지 해본 것은 단순한 시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었는데 은근히 관심을 끌었나봐요.』
그러나 김성호는 『회상』으로 어느새 30만장의 음반을 판매하면서 음반과 라디오 이외에는 대중 매체를 통해 거의 소개가 안됐어도 일종의 「얼굴 없는 가수」로 인기를 끌고 있다. 『회상』은 환상적인 신서사이저 편곡과 차분하고 부드러운 박자가 어울려 노래 제목이『김성호의 회상』인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그의 존재를 확실하게 인식시키고 있다.
다섯 손가락의 『풍선』, 홍수철의『 장미 빛깔 그 입술』, 박성신의 『한번만 더』, 박영미의 『나는 외로움 그대는 그리움』, 최근에 떠오르는 신인 박준하의 『너를 처음 만난 그때』 등이 모두 그의 히트 작품임을 상기한다면 그의 음악 실력을 짐작할 수 있다.
그저 얼굴을 보여주기 위해 지난달 솔로 공연을 처음 가져 소수의 팬들만이 그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는 즐거움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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