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 긴장 고조/「헤즈볼라」지도자 무사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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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스라엘 공습으로 폭사/회교세력,“무차별 보복”선언
【시돈 AP=연합】 레바논을 거점으로 지난 89년부터 반이스라엘 강경무장 투쟁을 벌여온 친이란 회교원리주의 조직 헤즈볼라(신의 당)지도자 압바스 무사위(39)가 16일 이스라엘 공군의 기습으로 레바논 남부에서 가족 등과 함께 사망했다.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이 전날 점령지내 군기지에서 자국병사 3명이 아랍측에 의해 피살된데 대한 보복으로 레반논 남부 소재 팔레스타인 거점 2개소를 맹폭한데 이어 수시간내 다시 취해진 것이었다. 무사위의 사망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에 의해 공식 확인됐다.
이와 관련,이란과 시리아는 무사위 사망 소식을 즉각 보도했으며 회교원리주의자인 시아파 지도부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차별 보복」을 선언,중동에 새로운 긴장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측은 이번 사태에도 불구,오는 24일 미국 워싱턴턴에서 재개되는 중동평화회의에 예정대로 참석한다고 밝혔다.
회교 시아파 지도부는 무사위 사망과 관련,이스라엘에 대한 「무차별 성전」을 선언했으며 PLO측도 보복을 다짐했다. 또한 시리아와 이란도 사망 소식을 즉각 전하는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무사위 사망소식을 접한 레바논 회교 세력은 시위를 벌이는 한편 파업을 주도하는 등 반이스라엘투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베이루트의 회교계 방송들은 이날 일제히 정규 편성을 중지한채 코관을 읽는등 애도방송을 내보냈으며 레바논 곳곳에서 벌이진 시위에서 흥분한 군중이 공중으로 총기를 발사하는등 감정이 격해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친시리아 이말운동측도 긴급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에 항의하는 파업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는등 반이스라엘 감정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아파에 비해 훨씬 온건한 노선을 걸어온 수니파 지도부도 무사위 사망에 대한 유감을 표명,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증폭시켰다.
한편 헤즈볼라측은 무사위 장례식을 17일 거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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