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대 야 돌풍지역에 5명 혼전/속초­고성(총선 열전현장:1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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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농고 선후배끼리 불꽃튀는 3파전 예산/6공핵심­5공실세 여여대결 양상 김해
▷속초­고성◁
전통적인 여성향지역이었으나 설악산과 동해안에 몰리는 관광객들과 부대끼다보니 표의 색깔이 단풍(?)으로 물들어 지난 13대땐 야당 돌풍을 일으킨 곳이다. 이북출신등 외지인이 많고 어획량에 따라 표의 향방이 뒤바뀌는등 입맛이 까다로운 곳으로 변했다는게 각 후보들의 분석이다.
돌풍의 주인공 최정식 의원이 민자당 공천에서 탈락,또다시 무소속신세로 재선에 도전하고 있고 민자당 정재철·민주당 함종찬·국민당 김용현·무소속 조영두 후보 등 4명이 덤벼들어 벌써부터 북적대기 시작했다.
최의원은 아직 공천탈락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흔들리는 조직을 재정비,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당선한 13대선거를 재연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현역의 유리한 여건속에 다져온 조직을 정후보측에 넘겨주지 않고 『내고향을 위해 혼신을 바치겠다』며 원점에서부터 다시 출발하겠다는 각오다.
정후보는 지난 선거이래 3당통합에도 불구,민정계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며 지역을 다져온데다 민자당공천까지 탈환함으로써 쾌조의 출발을 하고 있다. 한일은행장·국회재무위원장·정무장관 등 화려한 경력을 내세우며 『성사시키지 못한 대통령 선거공약 국제공항건설과 동서고속전철 등을 곧바로 이루겠다』는 등 지역개발공약으로 공략하고 있다.
민주당 함후보는 5대 민의원,9∼10대의원등의 경력을 내세우며 동해안쪽에 민주당 교두보를 꼭 마련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나 양양출신이라 지역기반이 약한데다 상대적으로 조직도 열세여서 고전하고 있다.
안기부 부이사관출신의 국민당 김후보는 최·정후보가 모두 고성사람이며 속초출신 국회의원이 20여년간 배출되지 못한 점에 초점을 맞춰 「속초의 자존심」을 강조하고 있다.
속초중 동창회장을 맡아 동창표를 파고드는데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강원도당」바람이 이는 것이다.
무소속 조후보는 속초상고 동창회장으로 역시 동창조직에 의지하고 있으며 무소속의 어려움을 발로 뛰며 극복하고 있다.<허남진기자>
▷예산◁
바닷가에 붙어있는 당진·서산·홍성 등과 달리 서해안개발에서 소외되고 자꾸 인구가 주는등 군세가 하락해 현실에 대한 불만과 지역개발욕구가 강한 지역이다.
민자당에서 충남유수의 재력가를 새얼굴로 내세웠으나 구민정당위원장이 무소속 또는 국민당으로 버티고 있고 민주당에선 전직의원을 공천해 3파전이 치열하다.
민자당 공천경쟁에서 박병선 의원(공화계),조종석 전치안본부장을 물리친 오장섭 대산건설회장은 예산지방세의 60%를 담당하고 있을 만큼의 재력가.
김종필 최고위원의 낙점을 받았고 박의원도 지원하고 있어 조직인수는 일단 순조롭다.
오씨는 새마을 충남도지부 회장,청년회의소 총연합회부회장,충남체육회부회장에다가 예산여중 축구단 및 삽교중씨름단 후원회장,오성장학회이사장 등으로 지역에 쏟은 공이 표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랜 야당 당료출신으로 12대 민한당의원을 지낸 민주당 김성식씨는 『김종필바람은 이미 사그러들었다』며 우루과이라운드·추곡수매에 쌓인 농민불만을 겨냥해 야당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포부다.
김 전의원은 오씨에 맞서 평범한 농부집안출신임을 강조하고 있고 민주당 당무위원·야당통합 5인소위위원·공천심사위원을 지낸 무게를 내세우고 있다.
13대때는 통일민주당으로 나와 3등(1만2천3백66표). 전농회원 3백여명과 대성인 김해김씨 종친,기독교인표도 기댈 구석이다.
김씨와 오씨는 같은 삽교읍 성리출신이어서 동향대결이 볼만하다.
13대에 민정당으로 나와 2등(2만1천4백19표)했던 성기범 전호서대학장은 공천결과에 불복하고 무소속이나 국민당으로 출마를 결심.
3당합당으로 물러난 후에도 90년 4월 예산지역 발전위원회를 설립하는등 줄곧 표밭에 머물러왔다.
성·김·오 3인은 각각 예산농고(현 예산농업전문대) 37·44·53회여서 선후배대결이 됐다.
박찬종 의원의 신정당간판으로 뛰고있는 홍성묵씨(46·농산물직거래사업)는 이름알리기에 열심이다.<김진기자>
▷김해◁
야세가 현저히 약화된 가운데 5공실세였던 이학봉 의원(무소속)과 6공핵심인 김영일 전청와대사정수석(민자)간 첨예한 여여대결지역.
이의원은 10·26이후 정승화 당시 육군 참모총장을 직접 심문한 합동수사본부 수사국장을 맡고 5공시절 5년간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내는등 전두환 대통령의 핵심측근이었다. 반면 김 민자위원장은 6공성립이래 줄곧 노태우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오다 노대통령이 직접 공천한 인사.
두사람은 약 4년간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는데다 노·전 현·전직 대통령의 「감정대결」 성격까지 띠어 흥미를 더하고 있다. 제2의 「대구서갑 보궐선거」라는 말까지 현지에서 나돌고 있을 정도.
김영삼 바람이 거셌던 13대때도 민정당 이의원이 압승할 정도로 「지역 자존심」이 높고 기질이 강한 평야지역이며 20∼30대 젊은층 비율이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이의원은 14일 민자당 공조직의 골간인 간부당직자 1천3백여명을 이끌고 탈당,무소속 결전채비를 갖추고 「낙하산 공천」을 비판,유권자를 자극하고 있다.
「5공비리 직권남용죄」에 관한 대법원 유죄판결이 나면 출마가 불가능하거나 당선되더라도 의원직을 박탈당해야 하는 점이 큰 부담으로 돼있다.
김 민자위원장은 중앙권력의 실력자임을 부각한다는 계획. 부산주변으로 밀려난 지역의 낙후성을 극복할 수 있는 실력자이자 중앙정계에서 핵심인물임을 널리 알리고 있다.
그는 18개 읍·면과 4백80여개 자연부락을 부부가 말 그대로 「새벽별 보기」를 하면서 뛰고 있다.
민자당 공조직이 와해된 상태에서 친여세력을 규합,새로 당조직을 구축해야 하는 것도 큰 과제.
노대통령뿐 아니라 김영삼 대표와의 친밀한 관계를 강조해 친YS지지표를 확보하겠다는 전략. 김대표도 김위원장을 당선시켜줘야 자신의 건재를 과시할수 있다는 판단으로 선거기간중 2∼3차례 직접 현지에 내려간다는 「파격적」 배려를 하고있다. 민주당에서는 30대 젊은 재야운동출신 이광희 위원장이 여권표 갈림현상과 군농민회 등의 조직적 지원을 받으며 득표작업중이다.<전영기기자>
□접전지역 현황
○속초 고성
.이북출신 40%,외지인 30%이고 관광지에 어촌이 복합돼 유권자 성향이 매우 복잡
.유권자수 7만6천여명
◇출마예상자
▲정재철 63 민자 전의원,전정무장관
▲함종찬 69 민주 전의원(3선)
▲김용현 47 국민 전안기부 부이사관
▲최정식 62 무소속 현의원
▲조영두 40 〃 영북발전연이사장
○충남 예산
.서해안 개발의 소외에 불만이 있는 야성이 강한 농촌지역
.유권자수 7만8천여명
◇출마예상자
▲오장섭 45 민자 대산건설회장
▲김성식 50 민주 전의원
▲홍성묵 46 신정 농산물직판장 경영
▲성기범 61 무소속 13대 민정당공천으로 2위
○경남 김해
.중장년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보수성향지역
.유권자수 13만여명
◇출마예상자
▲김영일 50 민자 전대통령 사정수석비서관,중앙권력 실력자강조
▲이광희 34 민주 서울대출신 농민·재야운동
▲이학봉 54 무소속 현의원,조직·지명도가 강점
▲유신현 38 〃 농장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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