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을 13대 1·2·3등 간판바꿔 격돌(총선 열전현장:1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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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탄 의원에 여 임방현씨 재도전 전주 덕진/무소속 허화평씨 가세로 3파전 경북 포항
▷안양을◁
전통적인 야세 지역으로 13대 총선에서 1,2,3위를 차지했던 후보들이 여야로 뒤바뀌어 새로운 정당의 간판을 내걸고 다시한번 맞부닥쳐 수도권 격전지중 관심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구통일민주당으로 출마,당선된 신하철 의원이 3당합당으로 여당으로 변신해 민자당 경쟁자들의 끈질긴 도전을 뿌리치고 공천에 성공해 재선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구평민당후보로 출마,2천여표 차이로 낙선한 이석현씨는 통일야당 민주당의 공천을 받고 재기의 일전을,구민정당후보로 3등했던 김일주씨는 민자당공천에서 떨어진뒤 국민당간판으로 출마해 설욕전을 각각 벼르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민자당의 신의원은 이번 공천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가 자신의 의정활동에 대한 홍보부족과 지지기반 확산실패에 있다는 판단아래 지역장·관리장 등 말단하부조직을 대상으로 4년간 닦아놓은 지역사업을 집중교육,홍보활동에 주력하는 한편 중앙당에서 부총무로 활약했던 경력을 내세워 취약계층인 지식인층 및 중산층 파고들기에 열심이다. 여당 변신으로 야권조직이 20% 가량 이탈함에 따라 구민정계 조직의 흡수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의정보고서를 배포한 것이 선거법위반으로 검찰에 고발되는 바람에 다소 위축돼 있는데다 민자당에서 탈당,국민당으로 옮겨간 김일주씨가 여권조직을 빼내가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석현씨는 여권내에서 후보가 2명이 출마함에 따라 13대때 자신을 지지했던 2만1천여표를 확실히 다지고 여기에 전통적인 야당지지세력과 기성정치인에 등을 돌리고 있는 지식인층 및 중산계층으로부터 1만4천여표 이상만 확보할 경우 당선은 확실하다는 분석아래 이들에게 정성을 쏟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거의 날마다 해온 사랑방좌담회를 통해 지지기반을 확산하면서 각 동별로 구성된 운영회,여성봉사회,청년회 등을 풀가동.
국민당으로 말을 갈아탄 김일주씨는 구민정당위원장시절부터 줄곧 관리해온 민정계 조직을 다져나가면서 자신이 이북출신인 점을 활용,1만5천명을 웃도는 이북 5도민의 지원을 호소하는 한편 안양지역에 중소기업인이 상당수 이르는데 착안,국민당이미지를 부각시켜 경제인들의 지지를 얻는다는 전략이다.<문일현기자>
▷전주 덕진◁
전주내 2개선거구중 완산구가 전통보수지역이라면 덕진구는 공업단지가 밀집해있는 신흥개발지역이다.
13대총선과 마찬가지로 이번 14대총선에서도 민자당의 임방현 전의원과 민주당의 오탄 현의원이 재대결,주목을 끌고있다.
이 지역에서 2선의원을 지낸 임 전의원은 지난선거의 패배를 곱씹으며 4년동안 「지성이면 감천」이란 정신으로 골목마다 누비면서 14대를 대비해왔다고 밝히고 있다.
각동마다 모두 18명의 청소년가장을 선정,당여성회장등을 통해 뒷바라지를 해왔고 27개 택시·4개 버스회사의 궁핍한 운전기사 자녀 3명씩을 뽑아 장학금을 지급하는등 꾸준히 지역관리를 해왔다.
임 전의원은 ▲청년층·소외계층 집중공략 ▲민주당의 물갈이소동 최대활용 ▲「전북 제몫찾기운동」 전개 등의 전략을 수립.
임 전의원은 『주민들도 이제는 지난번 같은 「바람선거」를 원치않고 있다』며 『인물본위로 대표를 뽑아야 전주시민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
한때 공천탈락위기에 몰렸다가 막판에 공천을 따낸 오의원은 국회법사위원 활약등 의정보고활동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으며 지난 7일부터 직능·직업별,동별 당원단합대회를 개최하는 등 재선고지를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
오의원은 특히 현재 1만5천여명의 당원을 배로 늘리는 「당원배가운동」에 주력하고 있고 지역재야인사·원로들과 양로원 등을 방문하면서 깨끗한 정치,물가잡는 경제 등의 공약을 마련하고 있다.
오의원은 지역내 2만여명의 전북대동문들의 지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중년층은 이미 지지표로 판단,유권자의 35%에 달하는 청년층 유권자 흡수에 몰도하고 있다.
그는 임 전의원과의 재대결과 관련,『경적은 필패(적을 가볍게 여기면 패한다)』라며 『이번 싸움은 쉽지않을 것이기 때문에 단원들에게도 자만하지 말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다.
공천과정의 잡음이 상대후보의 공세거리가 될 것으로 다소 우려하고 있으나 김대중 공동대표가 지역을 한두번 방문,오의원의 손을 흔들어주면 녹색바람이 불것으로 오씨측은 기대하고 있다.<정선구기자>
▷포항◁
전도시가 포항제철의 영향권안에 있는 「포철왕국」으로 토박이보다 외지유입인구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분구 또는 공천을 노리고 많은 전·현직 정치인들이 북적댔으나 지금은 민자당의 이진우 의원,민주당의 박기환 위원장,무소속의 허화평 전청와대정무수석 등 3파전으로 압축됐다.
외지인이 많아 학연·혈연보다는 선거분위기에 좌우될 소지가 많은데다 후보자 모두 이 지역에서 나름의 명망의 기반을 닦아온터라 접전이 예상된다.
이때문에 이의원도 지난해 12월중순 국회가 끝나자마자 내려가 표밭갈이에 몰두했고 포항고동창회와 교회 등 크고 작은 모임에 얼굴을 나타내고 있다.
친동생이 포철 부사장이며 자신도 10여년간 포철의 고문변호사를 맡아온 인연으로 포철회장인 박태준 최고위원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으며 포항시를 직할시로 키워가기 위한 포항항역개발계획을 위해 국회예산심의에서 용역비 5억원을 관철시켰다는 것을 무기로 삼고 있다.
이의원과 마지막까지 공천경쟁을 벌였던 전월계수회 회장 이재황 의원(전국구)은 공천발표가 나자마자 후원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이의원의 지지를 당부해 이의원으로서는 걱정거리를 덜게됐다.
이의원의 포철고 5년후배인 허화평씨는 청·장년층과 금속노련 등 노동계측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면서 『포항의 변화로 서울의 정치질서를 바로잡자』는 구호로 여권표와 유권자의 절대다수인 20,30대에 파고들고 있다.
5공초 청와대 실세3허중 한명으로서의 명성,군출신답지 않은 박식함·박력이 무기지만 5공 주도세력이란 「굴레」와 현대사회연구소 노조탄압 등이 흠집.
민자당이 전국구공천을 강력하게 제의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한다.
13대총선때 영일­울릉에 출마,차점낙선한 민주당의 박기환씨는 곧바로 포항으로 지역구를 옮겨 4년간 재기를 별러왔다.
야당출신답지않게 JC경북회장,시정자문위원 등을 거쳤으며 자신의 회계사 사무실에서 무료세무상담까지 하는등 열성을 보여 중앙당에서도 관심을 갖는 지역.
포항고의 이·허씨에 맞서 동지고 동문들의 지지를 받고있으며 포철로 인한 환경오염문제등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김두우기자>□접전지역 현황
○경기 안양을
.전통적 야당 강세지역
.유권자수 15만8천여명
◇출마예상자
▲신하철 58 민자 현의원
▲이석현 40 민주 전민주위원장
▲김일주 59 국민 구민정위원장
○전북 전주 덕진
.공업단지가 들어선 신흥개발지역
.유권자수 16만9천여명
◇출마예상자
▲임방현 62 민자 11,12대 의원
▲오탄 54 민주 현의원
○경북 포항
.포철연관 산업체종사자가 절반을 차지하는 공업도시
.유권자수 19만2천여명
◇출마예상자
▲이진우 58 민자 2선의원
▲박기환 44 민주 회계사
▲허화평 55 무소속 전청와대 정무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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