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차 시장 4파전 불붙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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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티코·라보등 4종 내놔 선제공격 대우/일 미쓰비시사와 협력… 95년 생산 현대/작년 10월 800㏄급 PA엔진 개발 기아
『배기량 8백㏄ 경차(국민차) 시장을 잡아라.』
자동차의 실용화·대중화 추세를 겨냥,경제성이 뛰어난 경자동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계의 4파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대우국민차가 티코 승용차·라보트럭등 4종의 경차를 내놓아 선제공격을 시작하자 아시아자동차가 오는 4월부터 2종의 경상용차를 내놓을 계획이며 기아와 현대자동차도 늦어도 95년까지는 경차를 생산하기 위해 기술도입 계약,8백㏄ 엔진개발 및 차 모델 개발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쌍용자동차도 경차급은 넘어서지만 소형 트럭등 3종의 소형상용차를 94년부터 생산·판매키로 확정하고 공장을 짓는 중이어서 소형차 시장을 놓고 5개 업체가 씨름을 벌일 전망이다.
이처럼 각 업체가 경차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은 경차가 대중화된 유럽·일본의 경우를 볼때 우리도 95년에는 승용차 시장의 경우 25%정도를 경차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재 이탈리아는 승용차중 50%,프랑스는 37%,일본은 26%를 경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다.
경자동차는 특히 2천㏄ 중형 승용차에 비해 연료가 절반밖에 들지 않는등 유지비와 차량가(3백만원대)가 싸고 구입자에 대한 정부의 각종 우대조치가 예상된다는 점도 업체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겉치레를 중시하는 한국사회의 특성상 작은 차에 대해 상당한 벽이 있다는 점이 관련 업체를 다소 꺼림칙하게 하고 있다. 업계가 보기에 대우국민차가 판매 첫해에 자리를 잡기는 했지만 5천억원이라는 시설투자액에 비추어 큰 성공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대우국민차의 오병창 상무는 『경차 시장이 아직 성숙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경쟁업체들이 가급적 빨리 참여해야 국민들의 인식도 바꾸고 정부의 경자동차 장려시책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의 티코는 지난해 반년간 3만2천대를 팔아 국내 승용차 시장의 4.2%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티코와 7인승 미니버스,2인승 밴(미니버스형 화물차),0.5t트럭등 4종의 경차를 18만대 생산,이 가운데 15만대는 내수로 판매(3만대는 수출추진)할 계획이다.
아시아자동차는 3천여억원을 투자해 연산 18만대 규모의 공장을 광주에 건립했으며 일본 다이하쓰사의 기술을 도입,개발한 8백㏄급 경밴(2·4·6인승)과 경트럭(0.85t)을 4월부터 생산·판매한다.
기아자동차는 지난해 10월 경승용차용인 8백㏄급 PA엔진을 자체 개발해 경차 생산의 기반을 만들었다. 기아는 자체 기술로 경승용차 모델(M카)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상반기중 계열사인 아시아자동차와 업무분담에 결론을 내려 설계·개발은 기아가 하고 생산은 아시아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도 90년에 일본 미쓰비시사와 맺은 8백㏄엔진 기술도입계약을 토대로 자체 경차모델을 연구중이며 95년부터 생산을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현대는 경승용차와 6인승 경왜건,2·4인승 경밴,경트럭등 4종의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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