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론으로 「재벌당」 희석 겨냥/제3당으로 출범한 국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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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강원 집중공략… 원내교두보 목표
통일국민당은 7일 김동길 전 연세대교수가 이끄는 새한당(가칭)을 전격 흡수한데 이어 8일 오전 중앙당창당대회를 마쳐 민자·민주 양당에 이은 제3당으로 14대총선체제를 본격 가동하게 됐다.
정씨의 재력과 김동길씨의 깃발론이라는 서로 맞지 않는 엉뚱한 요인이 뒤섞이게된 국민당이 민자·민주 양당체제의 틈바귀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될지 주목된다.
국민당은 창당주역인 정대표가 기업을 크게 번창시킨 인물임을 내세워 경제재활성화에 적임이라고 부각하면서 깃발론을 주장해온 김동길씨의 이미지로 「재벌당」「현대당」이라는 부정적 시각을 씻어보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국민당은 민자·민주 양당이 영·호남 및 충청권의 지지기반에 비해 중부권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점을 노려 중부권공략에 주력하며,특히 강원이 정씨의 고향임을 내세워 강원도의 지역감정을 자극할 작정이다.
국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2백명이상의 후보를 출마시켜 지역구에서 최소한 16석에서 많게는 35석까지 차지해 원내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것이 목표다.
지역구에서 16석을 얻을 경우 전국구배분까지 합치면 20석이라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을 갖출 수 있다는 계산아래 민자·민주당의 공천탈락자중 현·전직의원에 대한 영입에 전력 투구하고 있는데 이미 현직의원 6명과 전직의원 20여명 이상을 확보했다.
영입교섭 대상자에는 조윤형 국회부의장(성북을)·최명훈 전 노동장관·최이호 의원,이재환·조홍래·유성환 전 의원 등이 포함돼있다.
정대표는 이번 외부인사영입과정에서 수십억 지원설을 언약하는등 금권공세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자·민주 양당의 탈락자중 지역기반이 비교적 탄탄한 유명인사들이 무소속선거운동의 제약과 정대표의 자금지원에 매력을 느끼고 있어 국민당의 흡인력은 예상외로 높다는게 중론이며 따라서 적지않은 유명인사들이 국민당에 입당,출마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민당도 한차례 진통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민당이 비록 개별·흡수형식으로 새한당과 통합했지만 국민당의 기존조직책과 새한당의 발표된 조직책,그리고 영입자까지 가세되어 일부 지역에서는 경합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새한 통합으로 양측이 경쟁하는 곳도 종로(이내흔­오재경) 강서갑(유환­이중희) 등 12개 지역이며 영입대상자까리 맞부딪친 곳도 충무­통영­고성의 최이호 의원·김동욱 전 의원 등 10여곳에 이른다.
창당대회를 마쳐 제3당으로 본격 출범한 국민당은 그러나 현재까지 참여한 대다수의 인사들이 참신성·도덕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중평인데다가 정대표 부자중심 체제의 재벌당 이미지까지 겹쳐 총선에서 어느정도 국민들의 호응을 받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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