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무대'서 발레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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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공군 전투비행단에서의 발레 공연. 부대 정훈장교로서 장병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는 정말 꿈일까요?"

지난 2월 말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게시판에 간곡한 소망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충남에 위치한 모 공군 비행단의 김태봉 소령이 '군 부대 발레 공연'을 요청이다. "병영 내 문화생활 수준이 열악하다. 순수 예술인 발레를 통해 병사들의 소양을 높이고 싶다"는 게 주 내용이었다.

김 소령의 청탁이 결실을 보게 됐다. 국립발레단이 김 소령 소속 부대에서 5월 1일 '해설이 있는 발레 공연'을 갖기로 한 것이다.

국립발레단 박인자 단장은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 직접 찾아 가는 무료 공연을 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공연장은 600여 석 규모의 비행단 내 대강당이다. 사병과 장교는 물론, 군 가족도 발레 공연을 볼 수 있다.

레퍼토리는 조지 발란신 안무의 '차이콥스키 파드되', 바실라 바이노엔 안무의 '파리의 불꽃 그랑 파드되' 등 여타 발레 공연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해설자로 여성 장교를 선발할 예정인데 지원자만 수십 명에 이른다고 부대 측은 밝혔다. 단 무대 폭이 5m밖에 안 돼 무용을 하기에 넉넉지 못한 공간이 조금 흠.

그러나 비행단 측은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는 '군인 정신'으로 무대 앞 부분을 1m 늘리겠다"며 현재 무대 보완 작업 중이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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