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년 된 식물뿌리서 파란 싹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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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년 된 구근에서 파란 싹이 돋았다?(사진).

(재)예맥문화재연구원은 신석기시대 지층에서 2월 28일 출토된 지름 2㎝ 안팎의 둥근 뿌리에서 최근 싹이 돋았다고 4일 발표했다. 현재까지 선사시대의 유적에서 출토된 식물에서 자연적으로 싹이 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뿌리는 강원도 양양군 여운포~송전 간 도로개설 부지에서 신석기 유적을 발굴조사하는 중에 출토됐다. 지름 2㎝ 안팎의 둥근 모양이며 세 개가 서로 줄기로 이어져 있다. 연구원의 고동순 학예실장은 "지하 4~5m에 있는 1m 두께의 회청색 모래진흙층에서 6000~8000년 전의 신석기시대 토기들과 함께 나왔다"면서 "잘 보존된 신석기 지층에서 출토된 것이기 때문에 그 시대의 것이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존을 위해 증류수에 담아 두었다가 2일 확인해 보니 두 개씩의 싹이 2~3㎝ 자랐다"면서 "공기가 공급되자 다시 깨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식물을 분석 중인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박태식 박사는 "습지에 많이 나는 단자엽 식물로 추정되는데 정밀분석을 위해 영양제를 넣어 키워 볼 생각"이라며 "휴면 상태에서 깨어난 것은 신기한 일이며 사실이라면 해외 토픽감"이라고 말했다.

가톨릭대 조도순(식물생태학) 교수는 "씨앗 종류라면 혹시 몰라도 영양분과 물기가 풍부해 썩기 쉬운 구근이 7000년을 견딘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며 "뿌리가 근래에 신석기 지층 속으로 뚫고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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