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지방색」 바탕 선거전략/「지역대결 총선」 우려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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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자 계파별 지역분담 끝내/민주 영남대 비영남 호소전/국민당도 「강원푸대접」 원색 발언
여야는 각각 14대총선 공천자들을 확정 발표한데 이어 다음주부터 지구당 창당 또는 개편대회를 일제히 여는등 본격적인 총선체제에 돌입하는데 여야 정당과 정파·후보마다 이른바 특정지역 「싹쓸이」 전략을 수립하는등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지역별 특별대책을 마련할 움직임이어서 어느때보다 심각한 지역대립 및 지역감정 선거가 우려되고 있다.<관계기사 3,5면>
민자당은 이번 총선을 호남대 비호남의 대결구도로 몰아가 호남지역을 제외한 여타지역의 압승을 노린다는 내막적인 전략을 수립해놓고 있는데 반해 민주당은 TK(대구·경북지역)대 반TK 또는 영남대 비영남대결구도로 몰아간다는 계산이다.
특히 민자당은 정책적으로 계파별 담당지역을 설정,노태우 대통령 직계인 민정계가 대구·경북을,김영삼 대표와 민주계는 부산·경남을,김종필 최고위원과 공화계는 대전·충남북 등 중부권을 각각 책임지기로 하는등 이미 내부적으로 지역별 역할분담을 끝내놓고 있다.
민자당 각 계파는 총선후 전개될 대권경쟁을 볼모로해 담당지역별로 『각계파 책임아래 전원 당선시킨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어 계파마다 유권자들의 지역감정을 자극시킬 우려가 높다.
민자당은 이밖에 「전북 홀로서기」등 구호를 내걸어 결과적으로 전남북간 분열을 가져올 호남공략도 집중 연구중이다.
부산·경남지역에서는 YS(김영삼대표) 대권 밀어주기운동을 벌여 부산지역의 야당세를 압도한다는 홍보작전이 시작됐으며 이번 공천과정에서 공화계몫을 지킨 김종필 최고위원도 중부권 역할론을 내세워 자파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남북·광주지역을 13대때와 같이 석권하는 한편 민주계를 앞세워 부산·경남지역에서 민자당표를 잠식한다는 전략아래 김대중·이기택 대표가 지역을 분담,지원유세를 벌인다는 구상이다.
또 강원·충청 등 중부권엔 반영남감정을 부각시켜 교두보확보를 도모하고 특히 서울등 수도권 지역에 대해서는 민자당이 영남세력이라는 점을 최대한 선전,과반수 이상을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신설 통일국민당도 그동안 지역감정 무풍지대였던 강원도를 대상으로 「강원도당」의 이미지를 심으며 공략한다는 전략이어서 자칫 전국이 정당·정파 색깔에 따라 지역갈라먹기로 사분오열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국민당의 강원지역 공천자들은 『푸대접·무대접 강원의 한을 씻자』는등 원색적으로 지역감정을 부채질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각 후보들도 각지역 대표주자·차기대권후보임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사례가 많아 지역감정이 더욱 심화될 추세다.
각당과 정파가 이처럼 지역별 갈라먹기식 선거운동을 기획하고 있음에 따라 서울등 수도권이 성패를 가름할 최대의 격전지로 부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여야 각당과 정파는 서울 및 수도권 특별대책을 수립,총력전으로 나설 채비여서 수도권에선 과열선거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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