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닌 도서관」되살리기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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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재정난·시설부족 등으로 폐관 위기에 처했던 레닌 도서관이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위기에 처한 레닌 도서관을 되살리기 위해 보리스 옐친 러시아연방 대통령은 러시아 문화 유산 중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이 도서관을「지혜의 보고」라고 강조하면서 시설개수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하고 나섰고 레닌 도서관을 돕기 위한 러시아 문화계·산업계의 움직임도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또한 구 소련 해체에 따라 러시아 문화성이 없어져 경제적인 지원마저 끊어졌던 레닌 도서관 직원들도 최근 이러한 움직임에 고무돼 레닌 도서관 복구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이 프로그램은 우선 시설 개수에 따른 재원 마련을 위해 4백만 루블 상당의 지원 금을 모금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러시아 상업은행(로스트란스방크)에 계좌를 개설했다.
또한 러시아연방 산하 국립도서관으로 레닌 도서관이 계속국가의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원을 내기로 했다.
레닌 도서관 관장인 아나톨리볼리크씨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정부도 레닌 도서관을 러시아연방 산하 국립도서관으로 유지하는데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어 도서관의 소유주체가 없어짐으로써 발생했던 법률적인 혼란과 재정위기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
이와 함께 도서관 직원들의 발의에 의해 레닌 도서관 스스로의 수익사업을 위한 몇 개의 주식회사 건립 계획도 정부의 허가를 얻어 조만간「하드 커런시」(경화)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레닌 도서관이 생각하고 있는 수익사업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과학아카데미와 합동으로 주식회사를 설립, 레닌 도서관 소장의 희귀 자료를 레이저디스크에 담아 판매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문화재단과 함께 대중들의 인기를 끌 도서관문고를 간행하는 것.
세 번째는 자선모금을 보다 활성화하고 거액 기부자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레닌 도서관의 자료를 이용해 사업할 수 있는「비즈니스 클럽」조직 허가권을 주는 것이다.
볼리크씨는『이러한 권리는 도서관 재건을 위해 상당한 액수의 기부금을 낸 자선가에게 충분히 보답해 주는 것임과 동시에 자선모금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고 있다.
한달 전 모스크바시의 위생검사에서마저『대중이 이용하기에는 공기 청정도 등 위생상태가 불량하다』는 평가를 얻어 휴관에 들어갔던 레닌 도서관이 이러한 복구프로그램 도움으로 조만간 회생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모스크바=김석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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