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총독부 공식문서들 한글해제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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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905∼45년분/1차로 백61권 6만5천쪽분량 요약·번역/친일인사 명단·행적등 충격적내용 담겨/총무처 곧 공개
총무처 정부기록보존소(소장 김길수)는 이 보존소에 보존해오고 있는 1905년부터 45년 해방당시까지의 조선통감부와 조선총독부의 공식문서를 최초로 번역·요약하는 1차분 해제작업(초안)을 완료함으로써 우리나라 및 한일 근현대사 연구에 획기적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기록보존소가 지난 1년동안 관계전문가들에게 의뢰해 해제한 1차분은 조선통감부와 조선총독부 문서 1백61권 6만5천쪽으로 이중에는 특히 만주국 건국공로 관계철등 친일 한인관계자료 등이 포함돼 있어 그동안 사각지대였던 친일 한인관계사는 물론 간도·압록강·두만강속의 섬등 한중 영토문제,기생·창기·기독교활동 등 당시의 사회·문화·종교·풍속 등도 공식기록을 통해 재조명할 수 있게됐다.
정부 기록보존소는 이 초안을 관계전문가들의 심의에 부쳐 해제내용을 확정하는대로 공개할 방침이다.
정부 기록보존소는 지금까지 관계전문가들의 특별신청을 받아 선별적으로 일제시대의 공식문서들을 열람시킨바 있으나 이처럼 초서체 한자나 일문으로 된 공식기록 해제작업을 한 것은 처음이며 나머지 일제시대 문서에 대한 해제작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들 일제문서는 외사·경무·지방행정·학무·법무·재무·농림·건설·보사·기타등 10개 분야로 돼있다.
외사분야중 조선총독부 외사과가 34∼36년에 기록한 「만주국 건국공영장 관계철」은 일본 군부의 괴뢰로서 32년 3월 성립된 만주국을 세우는데 공을 세운 사람의 공적과 공로장을 수여한 관계문서로 이중에는 한인공로자 1백30여명의 구체적 행적과 개인별 이력이 기록돼있다.
한인공로자는 80여명의 만주내 각지 한인회장들과 50여명의 조선인민회 촉탁의사들 및 조선총독부의 한인관리로 파견된 다수의 행정기여자들이다.
학무분야중 조선총독부 학무과가 1910년에 기록한 「예수교에 관한 보고서철」은 전국의 종교활동에 관한 보고사항 가운데 기독교에 관한 보고내용만을 묶은 문건으로 미국 선교사 월본,알렌,언더우드,게일,마페트,영국인 구세군사령관 홈카트 등에 대한 상세한 동정이 실려있다.
1908년에 만들어진 「기생과 창기에 관한 서류철」은 당시 사회상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가무등 풍류를 곁들인 기생을 단순한 성적 놀이개로 전락시키는 과정과 정기적인 성병검진 실시 결과,한성 및 경성 창기조합의 강제결성 및 규약 강제제정 등의 내용과 성립과정까지 기록하고 있다.
현재 정부기록 보존소가 보존하고 있는 일제시대 문서는 1만4천1백19권에 달하는 총독부 문서를 포함해 총2만3천4백42권과 지적원도등 각종 도면 82만6천3백17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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