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찬바람 병' 겉으론 멀쩡...속으론 끙끙 아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주부 김모(43)씨는 겨울이 지났는데도 아직 내복을 입고 양말을 신은 채 잔다. 겉보기엔 멀쩡한 데도 손발이 춥고 시리다는 것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 아랫배와 머리까지 차게 느껴진다고 한다.
김씨의 증상은 수족냉증이다. 심장에서 신체 말단까지 혈액이 골고루 퍼지지 못해 생기는 병이다.

# 겉으론 멀쩡…환자는 고통
수족냉증은 보통 겨울에 심하지만 1년 내내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도 많다. 이 병은 남성보다 여성, 특히 사춘기·갱년기 여성이나출산 직후 산모에게 흔히 나타난다. 대개 손발이 차갑지만 경우에 따라 팔꿈치·무릎·배·허리에도 증상이 나타난다.
수족냉증은 심할 경우 고통을 받는 부위가 마치 구멍이 뚫려 찬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또한 피로를 쉬 느끼고, 운동부족 및 식욕저하로 이어진다. 소화도 잘 안 되고, 쉽사리 감기에 걸리며, 손발이 저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족냉증에 걸리면 겉으론 별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상당히 괴롭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 스트레스·갑상선 기능저하 등이 원인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커피·술·담배를 많이 하고 밤늦게 잠자리에 드는 경우 콩팥 위 부신의 스트레스 호르몬을 자극한다. 그러면 부신 기능이 원활하지 못하게 돼 손발이 차진다.
오랜 시간 긴장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눈동자는 커지고 심장박동은 빨라진다. 소변을 자주 보고 입도 바짝 마른다. 손발에 땀이 나면서도 싸늘해진다. 이는 교감신경이 흥분했기 때문이다.
건강한 뇌는 평소 교감신경을 억제하고 있다. 그런데 운동부족·영양 결핍·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뇌기능이 떨어지면서 교감신경을 흥분시킨다. 흥분한 교감신경은 혈관을 수축하면서 말초혈액순환을 방해해 손발에 영양분이 못 가게 한다.
갑상선 기능저하도 수족냉증의 원인이다. 갑상선은 인체 내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하게 유지시키는 호르몬을 생산·분비하는 내분비기관이다.
갑상선의 기능이 떨어지면 체온이 낮아진다. 혈액검사 결과 갑상선에 문제가 없을 경우에도 갑상선의 기능은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물만 마셔도 살이 찌고, 쉽게 피로하고, 피부가 건조하고, 손톱이 잘 갈라지고, 아침에 머리가 아프고, 생리불순이 있고, 발뒤꿈치가 잘 갈라지고, 눈썹이 잘 빠지는 경우 갑상선 기능저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수은 체온계로 5분간 겨드랑이 온도를 측정해 나오는 값이 정확한 체온이 된다. 한 달간 측정해 36.5도 이하가 15일 이상이면 잠복적인 갑상선 기능저하로 수족냉증이 생겼다고 보면 된다.

# 생활습관 바꾸면 효과적
수족냉증은 심하지 않을 경우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과로·과음을 피하고 흡연을 자제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다. 고단백질 위주의 식사로 신진대사율을 높이고, 뜨거운 차를 마셔 냉기를 다스리는 것도 좋다.
손 전체를 수시로 주물러 주고, 따뜻한 물에 목욕을 자주 하는 것도 괜찮다. 손뼉을 규칙적으로 치거나 가벼운 걷기도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데 좋다.
그러나 증상이 심할 경우엔 수개월 치료를 받아야 한다. 교감신경 절제술 등 수술적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프리미엄 김관종 기자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윤승일 자문의
경희대 한의과대 졸
현 AK 양한방 협진 클리닉 원장
02-555-5757
www.akclinic.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