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 부재 한국축구 화 불렀다|올림픽예선-카타르에 져 티킷 획득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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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콸라룸푸르=유상철특파원】「무 전략 무 전술」.
지난 90년 12월 발진한 한국올림픽 축구대표팀이 13개월의 준비기간이 무색한 졸전 끝에 10명이 싸운 카타르에 패하고 말았다.
한국은 24일 이곳 메르데카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바르셀로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와의 3차 전에서 전반 38분 무스타파 무바라크에게 결승골을 허용, 1-0으로 패해 1승1무1패(승점 3점)로 올림픽본선 티킷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기기도 비기기도 아닌 어정쩡한 작전과 중동 축구에의 무지가 초래한 안타까운 패배였다.
한국대표팀은 당초 중동의 강호 카타르와의 정면대결을 피해 수비에 치중, 무승부를 이끌어 승점 1점을 보탠 뒤 일본과의 4차 전에서 승리, 승점 6점으로 중국과의 최종전결과에 관계없이 바르셀로나 행을 확정짓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이날 한국은 이제까지 구사해온 3-5스포메이션으로 나섰으나 수비를 강화한 것도 아닌, 그렇다고 악착같이 골을 넣겠다는 전략도 보이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이에 따라 비기기만해도 성공이라고 판단해 1, 2차전의 1-4-3-2전형에서 수비위주의 4-4-2전형으로 전환한 카타르에 한국은 전략싸움에서부터 지고 들어가고 말았다.
더욱이 한국은 카타르 수비수 바쉬르 압둘라가 후반 시작하자마자 퇴장 당했으나 무모한 중앙돌파와 급격한 체력 저하로 동점골을 터뜨리지 못하는 전술부재를 드러냈다.
결국 연봉 50만달러(3억5천7백만원)라는 세계최고수준의 대우에 체력코치·마사지사 등까지 고용, 6억원 정도를 지원받은 독일의 크라머총감독은 지난 1년 동안 올림픽대표팀을 지도하면서 이렇다할 특징있는 전력을 구축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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