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번째 '그린 재킷'주인은 누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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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인 마스터스가 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개막한다. 올해로 70회를 맞는 마스터스는 '골프의 성인(聖人)'으로 불리는 바비 존스가 창설한 대회이며 본격적인 골프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대회이기도 하다.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브리티시 오픈과 함께 메이저 중에서도 메이저 대회로 꼽힌다.

다른 대회와는 격이 다르다. 오거스타 골프장은 대회를 앞두고 6개월 동안 손님을 받지 않고 세심하게 골프장을 관리한다. 디봇 자국 하나 없는 융단 같은 페어웨이와 유리판 같은 그린은 마스터스 외에는 보기 어려운 장관이다. 미셸 위를 비롯한 많은 골퍼가 골프클럽을 잡게 된 계기도 마스터스의 신비한 이미지 때문이다. 우승자에 대한 예우도 각별하다. 한번 우승하면 나이에 상관없이 평생 출전권이 보장된다. 우승자의 모임인 '챔피언스 클럽' 회원은 일반 출전자와는 완전히 다른 일정과 예우를 받는다. 우승자끼리 식사하는 '챔피언스 디너'는 모든 프로 골퍼가 가장 초대받고 싶어하는 만찬이며, 우승자가 입는 '그린 재킷'은 모든 골퍼가 꿈에 그리는 옷이다.

주요 선수들은 일찌감치 마스터스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우승자인 필 미켈슨은 개막 8일 전에 가족과 함께 오거스타에 도착했다. 경기를 거의 거르지 않는 비제이 싱(피지)도 셸 휴스턴 오픈에 불참하고 마스터스를 대비하고 있다. 세 번(2002, 2004, 2005년)이나 우승한 휴스턴 오픈을 외면할 정도로 마스터스를 우선 챙겼다. 물론 타이거 우즈(미국)도 플로리다의 집 연습장에서 샷을 가다듬고 오거스타에 왔다.

◆오거스타 내셔널=오거스타 내셔널은 '꿈의 골프장'이다. 자연미를 살리기 위해 계곡이나 실개천을 그대로 워터 해저드로 만들어 어렵기 그지없다. 이 골프장은 매년 5월부터 11월까지 문을 닫는다. 마스터스대회를 치르고 난 뒤 잔디 보호와 코스 보수를 위해서다. 대회를 앞두고도 최소한 두 달은 출입이 금지된다. 한마디로 마스터스를 위한 골프장이다.

오거스타의 백미는 골퍼들이 기도를 하며 통과한다는 '아멘 코너'다. 까다로운 11, 12, 13번 홀을 일컫는다. 이 골프장은 특히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는 도그레그 홀이 많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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