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관광도시로 거듭나는 「예향」-전북 고창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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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북 고창군은 북쪽으로 부안, 동쪽에 정읍과 남쪽은 전남 장성과 영광을 접하고 있으며 서쪽은 바다로 이어지는 전북지방 서 남단에 위치한 농어촌이다.
노령산맥이 남서쪽으로 달리다가 숨이 차 우뚝 멈춘 방장산과 반등산, 벽오봉, 문수봉, 고산 등 해발 5백m 이상 준봉들이 겹겹이 둘러싼 가운데 백제의 고찰 선운사 뒤편 장연강이 반달을 그리며 고창평야를 관통, 서해로 흘러드는 관계로 동남부는 구릉인 반면 서북부는 평야를 이뤄 어염시표가 고루 갖춰진 고장이다.
고창군은 마한때 모이부곡현, 백제땐 모량부리현, 통일 신라때 고창현이 됐으며 고려때 고부군에 속했다가 조선 고종32년 고창군이 됐다.
고창군은 현재 1개읍, 13개 면을 관할하고 있으며 군의 중심지인 고창읍은 1955년7월 고창면에서 승격됐다.

<답성놀이 유명>
도시계획면적 6백3.08평방㎞에 2만5천5백여가 구 11만6천2백명이 거주하는 고창의 인구별 산업구조는 농업 85%, 공업 3%, 서비스·상업 12%다.
고수자기는 도자기술이 1천여 년간 전통을 이어오고 있으며 차나무 어린잎이 참새 혀끝만큼 자랐을 때 거둬 아홉 차례 찐 뒤 아홉 번 말려 끓이는 선운사 작설차는 감칠맛이 중국산을 능가하는 진귀식품이다.
아낙네들이 심산유곡에서 자생하는 복분자 열매를 한 여름에 거둬 2∼3년 동안 옹기에 밀봉시켜 빚은 선운사 복분자술은 아침햇살에 함초롬히 핀 해당화처럼 맑고 빨갛게 물들어 있어 구미를 돋울 뿐 아니라 강장제로 인기가 높다.
산란기 서해를 건너 태평양으로 밀월여행을 떠나 부화된 새끼고기들이 산더미 같은 파고를 헤치고 돌아온 풍천장어는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일본에 수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호남의 내금강으로 불리는 선운산은 1천4백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선운사를 비롯, 천연기념물인 동백나무숲·낙조대·천연용문골·도솔계곡·선학암 등 골짜기마다 절경을 이루고 있고 천혜의 피서지 구시포해수욕장, 소나무숲 절경에 싸인 동호해수욕장, 신선이 노닐던 용추폭포, 천연기념물인 중산리 이팝나무 등이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들인다.
해마다 음력 9월9일에 열리는 모양성제는 고창군민들이 벌이는 대축제다.
농악놀이·공주 뽑기·풍물시장 등 각종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지는 모양성제는 소복차림의 아낙네들이 머리에 돌을 이고 성곽 위를 줄지어 걸어 도는 국내 유일한 답성놀이가 절정을 이룬다.
모양성은 고려말부터 법성포일대에서 시작된 왜구의 노략질이 호남내륙에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선조 단종1 년에 쌓은 것으로 둘레1.68㎞, 높이 4m, 면적 5만1백72평이며 고창읍성이라고도 불린다.
고창문화원(원장 이기화·57) 은 고창의 열과 맥을 잇는 문화창달의 산실이다. 63년9월 창립 이후 판소리대가 신재효추념비, 미당 서정주 시비, 국창 김소희기념비, 선운산가비, 판소리비 등을 건립했고 고창국보 60년사·모양성의 얼·고창의 맥 등 향토자료집을 발간했으며 모양문학회·고창시우회·향토문화보존회 등을 창립, 육성하고 있다.
또 경로위안 국악잔치·시조대회·경로효친 백일장 및 미술실기 대회를 열고 청소년 유적답사·전국 학생판소리대회를 개최하며 각 읍·면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 마을사 편찬을 서둘고 있다.
예총 고창군지부(지부장 정익환·74)산하 문인·미술·국악 및 음악 등 4개 협회는 지역예술발전을 위해 눈부신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문인협회이사 이상인씨(58)가 회장을 맡고 있는 문인협회원 25명은 시집 『높은 산 깊은 골』을 퍼낸 것을 비롯, 해마다 시 낭송회, 백일장 대회를 열고 있으며 미술협회(회장 이종렬·59) 회원 43명은 회원작품전, 학생미술대회를 열고 있다.

<판소리 맥이어>
국악협회는 시조 경창대회, 학생판소리대회 등을 열어 수많은 국창·명창을 배출한 판소리의 성지 고창의 맥을 잇고 있으며 고창고교사 조동일씨(59)가 회장을 맡고 있는 음악협회는 초·중등 교사, 음악학원장 32명이 회원발표회, 학생경연대회를 통해 음악의 생활화에 힘쓰고 있다.
애향청년회(회장 은희정)회원 78명은 청소년 애향정신 함양수련대회, 난청노인 보청기지원, 도립국악단 초청 노인위안잔치, 주부가요대회, 모양성 공주 뽑기, 불우이웃 돕기 운동을 펴고있다.
고창군 농촌지도소 오연권씨(47)등 공무원, 자영사업가 71명으로 이뤄진 밀알회는 소년원, 애육원을 찾아 체육대회·야유회를 열어 위문하고 회장 이기영씨(44)를 비롯, 공무원·교사 등 71명으로 구성된 동백사우회는 회원작품전은 물론 고아원 등 불우이웃 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최충일 군수는 『천혜의 자원과 인재의 보고인 고창에 관광개발과 농공단지 조성을 중점 추진, 2000년대 관광·산업전진기지로 웅비하겠다』고 말했다. <글 현석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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