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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해외펀드 본전이면 다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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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대다수 해외펀드 투자자들은 올 1분기 내내 기분이 그다지 유쾌하지 못했다. 심지어 특정 지역 투자자들은 적잖게 가슴도 졸였다. 지난 석달간 투자성적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 친 해외펀드들이 수두룩한 탓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최상길 상무는 그러나 "해외증시는 기본적으로 3년 이상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하는 만큼 분기 성적이 시원치 않다고 섣부르게 환매나 갈아타기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한국돈 많이 몰린 펀드들, 수익률 저조=한국 투자자들이 많이 몰린 일본과 인도.홍콩(중국펀드) 증시 등은 1분기에 특히 고전했다. 글로벌 펀드 평가 기관인 러퍼와 제로인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29일까지 인도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5.49%을 기록했다. 투자 지역별 성적으로 따지면 가장 나쁘다. 미래에셋 운용 인도법인 준비팀 장훈준 과장은 "인도 증시가 4년 간 쉼없이 오른 데다 연초 이래 인플레 우려가 불거지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이로 인해 인도 투자 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들 역시 모두 마이너스 행진을 걷고 있다.

총 2조4000억원이나 돈이 몰린 일본 펀드도 죽을 쓰기는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일본 펀드는 겨우 플러스 수익률(1.63%)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말 차이나 쇼크 이래 가장 큰 충격을 받아 최근 1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4.5%까지 곤두박질 친 상태다. 일본 펀드는 특히 안전한 선진국 증시라는 통념을 깨고 올들어 변동성이 전에 없이 커졌다. 국내 중국 펀드 투자 자금이 대부분 몰려 있는 홍콩 펀드도 1분기 누적 수익률이 2%초반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중국 쇼크 이후 최근 수익률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해 최근 한달 수익률은 마이너스 3.34% 로 더 형편 없다.

?운용사별 수익률은 극과 극=똑같은 지역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라도 운용사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중국펀드중 성적이 가장 좋은 상품은 동부운용의 '동부차이나(설정액 399억원)'로 지난 석달간 5.46%를 기록했다. 반면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법인주식1종류'(255)는 같은 기간 손실(마이너스 6.74%)을 기록 중이다.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일본펀드는 다행히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푸르덴셜일본주식&리츠재간접1-A(설정액 2040억원)'의 경우 연초 이래 6.79%을 기록,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국내에서 출시된 유럽 펀드(수익률 0.6~1.22%)과 동유럽 신흥 증시 펀드(수익률 -0.68~4.18%)도 그럭저럭 선방했다는 평이다. 우리CS자산운용 김영준 해외투자 팀장은 "러시아 및 동구권 투자 펀드는 석유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 강세에 힘입어 조만간 수익률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수석 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중국의 긴축 우려가 완전히 잠재워지기 전까가지는 세계 증시도 당분간 불안한 움직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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