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중동축구|감성 긁는 「지능반칙」에 말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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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엉터리 배번과 경찰병력까지 동원, 외부인사의 연습장소출입을 통제하며 전력감추기에 급급했던 쿠웨이트·바레인·카타르 등 중동 3개국의 실체는 깊은 태클과 상대방의 짜증을 유도하는 반칙성의 거친 플레이로 특징지어졌다.
카타르-바레인, 한국-쿠웨이트의 두 경기가 벌어진 첫날(18일) 쿠웨이트는 가장 많은 17개의 반칙을 범했고 악명높은 카타르가 15개, 비교적 깨끗한 매너의 바레인이 7개의 반칙을 기록(한국9개)했다.
1차 예선에서 경고를 받은 선수는 카타르 8명, 쿠웨이트 7명, 바레인 5명순(한국과 중국은 각3명, 일본 2명)으로 어느 정도 예상한 것이지만 이 같은 지능적인 반칙은 아직 23세 이하로 혈기왕성한 한국선수들의 감정적인 맞반칙을 유도, 결국 퇴장까지 끌어내는 고도의 전술로 사용돼 한국코칭스태프에 충격을 안기고 있는 것이다.
한국팀의 핵심 수비수인 이임생은 이날 노정윤의 얼굴을 손으로 때리는 등 더티플레이를 일삼은 쿠웨이트의 플레이메이커 파와즈 알아마드와의 감정싸움 끝에 파울로 퇴장명령을 받고 말았다. 이번 대회에서 퇴장은 최고 3게임까지 출전을 금지시킬 수 있어 한국으로서는 막대한 전력누수현상을 가져오게 된 것이다. 이는 앞으로 중동세와의 싸움을 두 차례나 더 치러야하는 한국으로서는 가장 경계해야할 대목이다.
이미 습관화돼 버린 거친 플레이 외에도 중동3국은 공통적으로 3-5-2시스팀에서 공격의 선봉을 맡는 투톱이 측면돌파에만 전념하다시피 하는 고전적인 양윙플레이를 전개, 눈길을 끌었다.
바레인의 투톱인 파이잘 아지즈·모하메드 살만, 카타르의 투톱인 주마 주하르·아델 자이넬등은 발군의 스피드와 개인돌파능력을 보유, 이들의 봉쇄여부에 한국의 잔여경기 승부가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닐정도.
중동 3팀은 또 수비에서 오프사이드작전을 즐겨 구사, 한국코칭스태프는 이에대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것으로 분석됐다. 【콸라룸푸르=유상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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