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관리 모범업체/자연보존에도 나선다(환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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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방지차원 넘어 되살리기 앞장/5년연속 선정된 기업도 많아/사후점검으로 「모범업체」 철저관리 필요
산업폐수를 몰래 흘려 보내는등 환경법규를 어기다 단속에 걸려 고발·조업정지등 제재조치를 당하는 기업도 많으나 환경관리를 잘해 모범이 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이들 환경관리모범업체들은 오염방지 시설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고 시설을 정상가동하는 외에 「1사 1산운동」,「1사 1하천운동」등 환경보전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적잖은 성과를 올렸다.
올해 환경처가 뽑은 모범업체 62곳 가운데 진로식품·동양맥주·삼성전자등 23곳은 2∼5년간 계속 환경관리모범업체로 지정돼 다른 공해배출기업에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중에는 같은 회사(법인체)라도 사업장(공장)에 따라 어떤 곳은 모범적이나,다른 곳은 최근 공해단속에 걸린 사례도 없지 않아 환경처의 제도운영상 개선과 기업체의 총체적 환경관리가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모범업체 실태를 살펴본다.
◇환경투자=모범업체로 지정된 삼양판지공업(강원도 원주시)은 농도높은 산업폐수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3억3천만원을 들여 「우수한 생물학적 방지시설」을 설치,정상 가동해오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제조공정에서 처음 내보내는 폐수의 농도를 50PPM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병원성 곰팡이류(사상균)의 번식을 미리 알아내 즉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자체개발,활용하고 모든 사원에,매달 한번씩 환경보전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환경처는 밝혔다.
이밖에 중소기업인 삼정강업(경북 포항),동일철강(〃),풍만제지(충남 연기군),완산제지(전북 완주군),세림제지(경북 달성군),동남사료(경남 삼천포)·밀양도자기(경남 밀양)등 업체도 2억∼5억원의 환경투자를 하며 오염을 줄이는데 앞장서 모범업체로 지정됐다.
대기업 가운데 3년째 모범업체에 뽑힌 삼성전자 기흥공장은 84년 설립때부터 지금까지 모두 1백20억원을 공해방지시설에 투자해 최근 수년간 단속에서 한차례도 적발되지 않았을만큼 환경관리를 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시아자동차공업(광주직할시)은 90,91년 두햇동안 26억여원을 들여 공해방지시설을 완벽히 하고 정상운영했으며 ▲동양석판공업은 지금까지 15억여원을 들여 주석도금공장 등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철저히 관리하는등 포철공단안에서 환경관리에 선도역할을 하고 있다고 환경처는 말했다.
◇제도보완필요=88년부터 실시돼 온 모범업체지정 제도는 ▲기업체의 자율적 환경오염방지 유도 ▲공해의 주범으로 싸잡아 인식되고 있는 기업들 가운데 모범업체를 골라 양심적인 기업의 이미지 개선 ▲이들 모범업소를 일반 국민의 견학코스로 활용,환경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 등을 겨냥하고 있다.
최근 2년간 환경처와 각 시·도 공해단속반의 기습 및 정기단속에서 적발되지 않고 환경관리를 잘하고 있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심사해 지정하는 모범업체들에는 공해방지 시설자금을 우선융자해주고 연 2회의 정기점검도 빼준다.
이 때문에 모범업체로 지정된 뒤 정기단속 면제를 틈타 방지시설 가동에 드는 많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산업폐수·쓰레기·공기오염물질을 몰래 내보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실제로 91년 환경관리 모범업체로 지정됐던 32곳 가운데 동아제약·쌍용정유·한국유리·애경산업·SKC등 5개회사는 불시점검에서 법규위반 사실이 적발돼 불명예스럽게 탈락하기도 했다.
환경처 폐수관리과 정지봉 계장은 『모범업체에 대해서도 수시단속을 펴고 주민들의 제보가 있을 경우 기습적으로 특별단속을 실시,환경보전업무를 소홀히 하는 업체가 발견되면 즉각 모범업체에서 제외시키는등 제도를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회사라도 사업장별로 모범업체를 지정하는 현재의 방식은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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