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 후보지명전 본격화/미 뉴햄프셔주 예비선거 전망(포커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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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부시 우세속에 부캐넌 선전 관심 공화/후보 5명 기선잡기 치열한 접전 민주
미국 대통령선거가 다음달 18일 뉴햄프셔 예선전을 한달 앞두고 본격화되고 있다.
뉴햄프셔주 예선전은 민주·공화 두 당이 올 11월 대통령 본선거에 출마할 자당의 후보지명을 위한 첫 예비선거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선거다.
민주당 지명을 노리는 5명의 후보와 공화당에서 현 부시 대통령에게 도전하고 있는 언론인 패트릭 부캐넌과 전KKK간부 데이비드 듀크후보가 일찍부터 이곳에 진을 치고 누비고 있는 가운데 재선을 노리는 부시 대통령도 15일부터 현지 선거운동에 들어감에 따라 선거분위기가 완연해지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에선 18명의 대의원을 뽑는 뉴햄프셔 예선에서 부시 대통령의 승리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제일주의」(America First)를 표방하며 국민들의 애국심에 호소하고 있는 보수우익 부캐넌이 얼마나 선전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캐넌은 현 미국의 쇠퇴가 미국의 전통가치를 높이 사지 않는 정치지도력의 빈곤에 있다며 외교에만 매달리는 부시 대통령을 맹공,경제등 국내문제에 소홀한 부시 대통령에게 크게 실망하고 있는 유권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뉴햄프셔는 최근 경제불황으로 큰 타격을 받은 주가운데 하나로 현재 10% 내외에 머무르고 있는 부캐넌의 인기는 부시 대통령의 상대적인 인기하락과 그가 연두순시에서 내어놓을 경제정책에 따라선 30%를 넘을 수도 있다는 것이 선거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텔리비전 비평가와 신문칼럼니스트로 닉슨 대통령의 연설문작성자,레이건 대통령시절 백악관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를 역임한 부캐넌은 솔직한 보수우익논리로 공화당내 보수세력의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다.
부캐넌은 뉴햄프셔에서 완패하면 몰라도 20∼30%의 지지만 얻을 경우 이를 승리로 선언,다른 주 예선에 계속 참여함으로써 부시 후보를 괴롭힐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닉슨 전대통령은 15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부캐넌이 승리하진 못하겠지만 그의 메시지는 많은 유권자들에게 들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듀크후보는 뉴햄프셔에서의 가지지 3%내외에 머물러 중도탈락이 예상된다.
민주당에선 당초 6명의 후보가운데 더글러스 와일더 버지니아주지사(흑인)가 도중하차함으로써 5명이 이주에서의 승리로 기선을 잡기 위해 치열한 선거전을 펴고있다.
이들은 톰 하킨(아이오와)·로버트 케리(네브래스카) 상원의원과 폴 송거스 전상원의원(매사추세스)·빌 클린튼 아칸소주지사·제리 브라운 전캘리포니아 주지사 등이다.
전국적인 명성이 없는 무명인사들 가운데 클린튼 후보는 45세란 젊음에다 경제위기에 처해있는 미국 국민들에게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전통적인 주류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중산층에 대한 10% 세금감면,기업투자에 대한 세금혜택 등 분명한 경제회복 대책을 제시함으로써 유권자들과 언론으로부터도 주목받기 시작하고 있다.
아칸소주립대 법학교수와 주검찰총장·변호사 등을 거쳐 83년부터 주지사로 선출된 클린튼주지사는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부상한 후당내 경쟁자들과의 논쟁을 벌이기보다 부시 대통령의 경제실정과 아시아순방 실태를 집중 공격하면서 민주당원들에겐 당선가능성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라고 호소하고 있다.
미 선거전문가들은 이번 대통령선거의 최대이슈는 침체된 경제를 어떻게 회복시키냐는 것이 될 것이고 선거기간중 경제가 악화될수록 부시 대통령에겐 불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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