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산/툭하면 장애 “망신살”/올네번째… 신뢰도에 먹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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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원인 못밝힌채 우물쭈물
연초 개방증시가 걸핏하면 문제가 생기는 증권전산망 공동온라인망 때문에 망신을 당하고 있다. 올들어 16일까지 장이 12번 섰는데,벌써 4번이나 고장나 주식거래에 지장을 주었다.
전산망에 고장이 난다는 것은 외국증시에선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지난해에도 1년동안 무려 일곱차례나 발생했다.
증권전산측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명확한 원인을 밝히지 않은 채 우물쭈물 넘기고 있다.
증권 및 컴퓨터 전문가들은 사고의 원인이 증권전산의 완벽하지 못한 온라인시스팀과 운영미숙,책임의식 부족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6일의 사고는 컴퓨터에 항상 고른 전압과 사이클의 전기를 공급해주는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가 갑자기 서면서 비롯됐다. 증권전산은 모두 5대의 UPS를 갖고 있는데 공동온라인망으로 연결되는 2대가 한꺼번에 꺼져버린 것이다.
지난 7일 장이 서기도 전에 생긴 전산장애는 컴퓨터를 다루는 담당직원의 어처구니없는 실수에서 빚어졌다.
이날 오후 또다시 20분동안 장애가 생겼는데,증권전산측은 매매주문이 폭주해 일어난 것 같다고 할뿐 아직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증권전산의 시스팀이 하루 6천만주 거래를 소화할 수 있는 용량인데 이날 거래량은 3천5백88만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증권전산은 2대의 주컴퓨터를 갖고있으나,이중 하나가 이상이 있을 경우 바로 대체되는 기능(back up)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2대의 컴퓨터가 31개 증권사의 주문 및 매매체결을 나눠서 하고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잦은 고장으로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떨어져 개방정책 못지않게 전산시설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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