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4남 강정석 체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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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부자 간 경영권 분쟁의 홍역을 겪은 동아제약이 강신호 회장의 4남인 '강정석 체제'로 자리를 잡았다.

이 회사는 29일 정기 주총을 열고 2남인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와 유충식 전 동아제약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권성원 포천중문의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강정석(43.사진) 전무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강 회장의 등기이사 임기가 끝남에 따라 공석이 된 대표이사 직을 4남이 물려받은 것으로 사실상 강 회장의 후계 구도가 그에게 기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동아제약은 김원배 사장과 강정석 부사장의 각자 대표 체제로 움직이게 됐다. 연구소장 출신의 김 사장은 연구개발 분야에, 강 부사장은 영업 부문을 중심으로 역할을 분담할 예정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신약 개발을 밀고 나가면서 영업 성과는 지속해, 회사와 조직의 안정을 되찾는 게 급선무라는 데 경영진의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신임 강 부사장은 중앙대를 졸업하고 미 매사추세츠대에서 금융을 전공한 뒤 동아제약 경영관리팀장.영업본부장을 거쳤다. 동아오츠카 대표이사도 겸한다.

이에 앞서 서울 용두동 동아제약 본사에서 치러진 주총은 별다른 마찰 없이 한 시간 만에 끝났다.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는 "동아제약 경영에 다시 참여하게 된 것으로 만족한다"며 "앞으로 화합 분위기에서 회사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 전 부회장도 같은 각오를 피력했다.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강문석 대표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동아제약 경영에 참여하면, 영업본부장과 동아오츠카 대표를 겸하는 이복동생에게 잘할 수 있는 직책 한 가지를 택하게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전 부회장도 "한 곳에 집중해도 될까 말까 한데, 겸직은 말이 안 된다"고 거들었다. 이날 이사회에서 강문석 대표는 강 전무의 부사장 승진에 흔쾌히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반대 의사를 표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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