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이웃과 나눌수록 마음 살찌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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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아저씨 더 깎으면 안 돼요."

지난달 8~9일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지상 최대 벼룩시장'에 마련된 어린이장터는 가장 붐빈 코너들 가운데 하나였다. 이 행사는 '아름다운 가게(www.beautifulstore.org)' 등이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주관했다.

어린이들은 즐겨 보던 책이나 안 쓰는 인형에서 장난감.가방.학용품.팔찌.목걸이.CD며 새장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을 들고 나와 팔았다. 온종일 이렇게 판매해 남긴 수익금은 모두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했다.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을 기부받아 손질해 판매한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환경을 돕는 것이 아름다운 가게의 사명이다.

아름다운 가게 운동은 기부문화의 정착과 확산 캠페인을 펼치는 아름다운재단(www.beautifulfund.org)이 지난해 10월 18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1호 매장 안국점을 열면서 시작됐다.

아름다운 가게는 선진국에선 보편화된 '재사용 운동'으로 철저히 자선과 공익을 위해 돈을 번다. 지금까지 서울.경기지역 매장 아홉 곳에서 모두 2억1천6백만원의 수익금을 남겨 형편이 어려운 가정(개인)과 단체 52곳을 지원했다. 그리고 12월에 추가로 불우이웃을 선정해 성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아름다운 가게에 물품을 기증한 사람들은 개인과 기업.공공기관.학교 등의 구성원을 포함해 현재 10만여명에 이른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주로 자원봉사자다. 이들은 기증받은 물건을 운반.분류.손질.판매하는데, 여기에 시간과 재능을 기부한 자원활동가는 3백30여명이 넘는다.

☞12월 1일 12면, 11월 24일 12면.17일 12면.11일 10면, 10월 28일 12면.20일 15면.6일 12면, 9월 29일 12면.22일 16면 등 참조.

◇생각 키우기

①기부가 왜 필요하죠=미국 국민 한 사람의 1년 평균 기부금은 70만원에 이르지만 우리는 그 1백분의 1도 안 되는 5천8백원이라고 합니다(1999년 기준). 기부가 왜 필요할까요?

②다른 사람이 쓰던 물건을 사용하면 찜찜한가요=선진국에서는 자원 재활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만 우리는 아직 소득과 연관지어 부끄럽게 여기거나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쓰던 물건을 사용하면 기분이 어떤가요? 모둠을 지어 서로의 경험을 얘기하며 부정적인 생각을 없애 보세요.

③자원 재활용과 기부를 권하는 공익광고 만들기=아름다운 가게의 장점으로 '재활용을 통해 자원을 아낀다/더불어 사는 사회 모습을 보여준다/물건을 사면서 소외된 이웃을 도울 수 있다'등을 들 수 있습니다. 자원 재활용과 나눔 문화를 권유하는 공익광고를 만들어 보세요. 1천자 안팎으로 독자 투고문을 작성해 신문사로 보내도 좋아요.

④집에서 안 쓰는 물건 없나요=집에서 가족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 가운데 쓸 만한 것을 골라 목록을 만들어 보세요. 작성한 목록을 교실 게시판이나 학급 홈페이지에 올려 서로 바꿔 쓰면 좋지요.

⑤교내에 아름다운 가게를 차려요=광주 대광여고에선 학교 축제 기간 중 소강당에 학급 단위로 기부할 물건들을 모아 '아름다운 가게'를 차린답니다. 교사들도 동참하며, 판매 수익금은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기부합니다. 교내에 아름다운 가게를 정기적으로 열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판매가 곤란하다면 물건을 모아 아름다운 가게(02-3676-1004)에 기부하세요.수거 차량이 와서 물건을 가져갑니다.

⑥아름다운 가게 운동에 동참을=학교 단위로 행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우리 집 물건 가운데 기증할 수 있는 것을 골라 아름다운 가게를 방문해 보세요. 기부도 하고, 필요한 물건도 싸게 사면 일석이조죠. 실제로 가게에서 자원봉사를 하면 더욱 좋습니다.

이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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