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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책임감 배우는 내 딸 학생기자 자랑스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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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이태 전 딸 솔빛이는 학생기자를 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전국 NIE 대축제' 기사문 작성대회에 도전했다.

하지만 본선에서 입상하지 못해 좌절해야 했다. 그런데 며칠 뒤 솔빛에게도 기회가 왔다. 대회 성적이 우수한 참가자들을 학생기자로 추가 선발하는 데 합류하게 된 것이다.

바라던 기자였지만 교내외 활동이 워낙 많았던 솔빛은 기사 쓰기를 게을리해 몇 개월 뒤 해촉 통보를 받고 말았다.

사실 해촉되기 전 활동을 게을리한 이유를 소명하라는 담당자의 e-메일을 받았다. 솔빛이와 나는 내 e-메일을 공유하고 있었는데 깜빡 잊고 전달하지 못한 내 죄가 컸다.

담당자에게 다시 기회를 달라는 메일을 보내고 마음을 졸이며 기다렸다. 그러나 규칙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대답이었다. 솔빛과 나는 망연자실했다.

솔빛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의 기회로 받아들였다. 그런 딸이 마음을 추스르도록 옆에서 돕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났고, 지난해 크리스마스 무렵 솔빛에게 커다란 선물이 왔다. 교육적 입장에서 기자 활동을 중단시킨 것이고, 반성한 것 같으니 본인이 원한다면 다시 활동 기회를 주겠다는 담당자의 전화였다. 이런 일련의 쓰라린 체험을 하는 과정에서 약속의 중요성이 솔빛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지켜볼 수 있었다.

어떤 때는 자신의 글에 대해 잘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한 댓글을 읽고, 글이 갖춰야 할 객관성과 책임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도 보였다. 같은 사안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음을 알았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도 알게 됐다.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찾고, 여러 신문을 비교.분석하는가 하면 국제문제에까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사회 이슈에 대해 논리를 세워 자신의 견해를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내 딸이 이런 색다른 체험을 통해 책임있는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것이라고 믿는다.

윤선희(장솔빛 학생기자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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