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싱글, 참 애매하네요. 또래는 결혼해서 아이들 얘기하고, 20대 후배들은 '노땅' 취급하고…."
온누리교회 '브리지 33+' 오픈행사 장면
◇"30대 싱글 모십니다"=우리나라 30대 인구 중 미혼자의 비율은 2000년 13.4%에서 2005년 21.0%로 5년 사이 7.6%P 급증했다. 이에 따라 교회 역시 30대 싱글을 위한 새로운 모임과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30대 싱글 신도가 1만5000여명에 이르는 온누리 교회는 내달부터 '33+' 내에서 특별 프로그램 'INTO'를 실시한다. 또래집단과의 교류를 통해 정서적인 안정감을 회복하고 예배와 세미나를 통해 개개인의 상처를 치유하는 프로그램이다. '33+'를 이끄는 김현실 목사는 오픈예배에서 "30대는 정서적으로 상처도 많고,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 조급함도 생기는 나이"라며 "이런 것을 또래집단 공동체 속에서 풀어가보자"라고 제안했다.
30대를 위한 교회공동체는 90년대부터 활성화됐다. 서초구에 있는 사랑의 교회 '기드온 공동체'와 여의도 순복음 교회의 '카리스' 모임은 30대 싱글을 중심으로 끈끈한 연대를 과시하는 모임이다. 분당 지구촌교회, 관악 왕성교회, 평촌 열린교회, 부산 수영노교회 등도 인성교육과 봉사활동을 지원하는 유사한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 10여 곳의 교회가 '30+'라는 공동연합체를 운영 중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산하 목회상담대학원 심수명 목사는 "사회에서 소속감이 불확실한 계층인 30대 싱글들의 소외감을 덜어주기 위해 교회에서 신앙뿐 아니라 정체성, 이성과 결혼 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1인 가구와 이혼 부부가 증가하는 추세와 맞물린 현상이다.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가족 내 의사소통의 부재를 지적하며 "가족의 역할을 친교나 화합의 장소인 교회가 떠맡게 됐다"고 말했다.
◇'사랑의 스튜디오' 역할까지=30대 싱글 교회공동체는 참가자들에게 배우자를 연결해주는 '사랑의 스튜디오' 구실까지 한다. 사랑의 교회 '기드온 공동체'에서는 최근 10년간 100쌍이 넘는 신도 커플이 맺어지기도 했다. 교회 공동체 특성상 함께 해외나 지방 등으로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는 것. 싱글 공동체에서 맺어진 최기승(43).고신순(38) 부부는 "같은 교회에서 만나 치유와 성숙의 과정을 함께 했기 때문에 서로 더 잘 이해한다"며 "특히 함께 봉사활동을 하며 신뢰와 사랑이 싹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랑의 교회 설방환 목사는 "올 가을쯤 10개 교회 연합을 중심으로 결혼, 건강한 가정 이루기 등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며 이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만남을 주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도 자체적으로 30대 싱글 신도 2,000명을 위한 수련회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러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 조기연 선교부장은 "예전에는 교회 내에서 커플이 생기면 '연애질이나 한다'며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교회 안에 교제하는 것이 결혼 이후에도 신앙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해서 권유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박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