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인구 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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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새해가 문을 연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대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92년, 함께 기뻐하고 부대낄 우리 이웃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한해동안 얼마나 태어나고 죽는 것일까.
통계청의 올해 인구추계에 따르면 새해 정월초하루의 인구는 4천3백46만6천4백84명이다.
또 흔히 그해의 인구로 추산되는 7월1일자 인구(연중 한가운데란 뜻의 연앙인구)는 4천3백66만3천4백5명이다. 91년의 연앙인구와 비교하면 1년 사이 39만5천1백4명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이 인구는 올해 마지막날인 12월31일에는 4천3백86만9백20명이 된다. 올 한해동안 39만4천4백36명이, 하루평균 1천77명이 증가하는 셈이다.
통계청은 이 같은 올해 인구추이를 기초인구(90년 인구총조사결과)에 인구변동의 기본적 요인인 출생·사망·이민 등의 3요소를 추정해서 더하고 빼는 방법으로 계산한다.
이 추계대로라면 올 한해동안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67만1천명이 태어나고 25만3천여명이 사망한다. 하루평균 1천8백33명이 태어나고 6백91명이 세상을 떠나는 셈이다. 이에 따른 인구증가율은 91년에 비해 0·01% 포인트 낮아진 0·96%로 추정되고 있다.
출산율은 급격하게 낮아졌다. 한 여성이 결혼여부와 관계없이 아기를 가질 수 있는 기간(가임기간)에 평균 몇 명의 자녀를 낳는가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60년에 6명이었는데 90년 이후 1·6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불과 30년만에 출산율이 선진국 수준에 이른 것이다.
평균수명 또한 선진국형태로 계속 높아간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매년 평균 0·2∼0·3세정도 높아지는 추세다. 이 추세대로 계산하면 남자의 평균수명은 올해 67·22세, 여자는 75·26세가 된다.
이렇게 다들 오래 사니까 전체인구의 평균연령 또한 높아간다. 인구구조가 점차 노령화된다. 올해의 평균연령은 30·2세로 처음으로 30세선을 넘어섬으로써 선진국형(90년 현재 35·6세)에 가까워지고 있다. 작년보다도 0·36세가 높아지는 것이다.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해서 생산가능인구로 치는 15세 이상 64세 미만인구는 3천54만명으로 전체의 69·9%다. 이중 학생·군인 등을 뺀 경제활동가능인구 중 과연 어느 정도를 산업현장에 끌어들이느냐가 가뜩이나 어렵다는 올해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한 요인이 될 것이다.
올해 4대 선거를 치러낼 20세 이상 유권자는 2천8백66만4천명으로 전체인구의 65·6%다. 이 숫자는 7월1일기 준이므로 4대 선거일정에 맞춰 만20세가 되고 못되느냐에 따라 약간씩 달라질 것이다.
유권자를 5세 단위 연령층으로 나눠보면 20∼24세가 4백43만명으로 가장 많다.
전체 유권자의 15·6%를 차지한다. 25∼29세가 4백12만명, 30∼34세가 4백29만명, 35∼39세가 3백48만명씩이다. 20대가 전체 유권자의 30%, 30대가 27·1%로 이 연령층이 어느 정도 선거에 참여하며 어떤 성향을 갖느냐에 따라 선거양상이 결정될 것이다.
이밖에 올 한해동안 결혼해서 새 가정을 꾸리는 경우는 40만5천쌍 정도로 추정된다. 작년에 비해 1백쌍 정도 늘어나리란 계산이다. 그러나 이혼하는 경우는 작년에 4만8천2백90쌍, 올해는 5만쌍으로 계속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체 인구수의 증가에 따라 평방㎞당 인구밀도는 91년 4백36명에서 4백40명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은 앞으로 출산율이 계속 낮아져 30년 후인 2021년에는 5천58만명을 정점으로 인구증가가 정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인구정책은 종전의 산아제한에서 벗어나 인구의 질을 높여야 하며, 통일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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