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신비 찾는 스킨스쿠버 「오리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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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바다 속을 누비는 취미를 가진 스킨스쿠버들의 모임인 오리발회.
장비 중의 하나인 물갈퀴를 「오리발」로 불러 그 이름을 딴 이 모임은 이름이 갖는 장난기(?)처럼 회원간에 격의가 없고 화기애애하다.
『육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에서 맛보는 경이로움은 몰아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고 입을 모으는 회원들은 서로 직업은 다르지만 바다로 향한 마음만은 하나로 뭉쳐있다.
무역업을 하는 신영준, 화공회사대표 홍순영, 디자이너 박하식, 신경외과의 권익승, 회사원 김낙운·임종수, 언론인 김주만·장남원씨 등 다채로운 직업을 가진 9명이 발족시킨 이 모임은 한 달에 한 차례씩 모여 육지와는 완연하게 달리 변하는 물 속의 사계를 즐긴다.
이들의 단골 모임장소는 강원도 속초 연금정 앞바다.
서울로부터의 짧지 않은 여행을 함께 하고 공기압축기·고무보트·호흡장치인 후커 등 다이빙 장비 등을 공동 구입해야하기 때문에 회원들간에 호흡이 잘 맞아야하고, 따라서 신입회원 가입도 회원전원의 동의가 있어야한다.
다이빙경력이 평균 10∼15년씩이나 되는 이들은 안전을 위해 두 명씩 짝을 지어 바다 속으로 잠수, 30∼40분간 유영하면서 인간사의 번거로움을 잊고 때로는 바다 속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기도 한다. 잠수깊이는 15∼20m 정도.
경우에 따라서는 바다 속 어패류들에게 백해무익한 존재인 불가사리를 잡아올리는 등 바닥 청소에 신경을 쓰기도 한다.
바다와 바다생물을 사랑하는 만큼 다이빙 후에도 생선매운탕 대신 삽겹살에 소주를 곁들이면서 바다 속의 체험을 나누곤 한다.
이들이 매년 1월 중순 속초 앞 바다에서 용왕님께 무사고를 빌기 위해 마련하는 개해제는 스킨스쿠버들이나 바닷가 사람들에게 재미를 안겨준다.
이 취미생활에 개인이 갖춰야할 기본장비는 1백만원 정도.
회장을 두지 않고 돌아가며 총무일을 맡는 이 모임 회원들은 조만간 20∼30대의 후배동호인들을 육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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