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우주 첨단기술 제품 수출 비중 갈수록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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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우리나라 수출 총액은 늘었지만 컴퓨터 등 고급 기술로 만든 제품의 수출 비중은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가 27일 내놓은 주요국 수출입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수출 총액은 3255억 달러였다. 이는 1990년 이후 16년 만에 수출국 11위 자리를 회복한 것이다. 하지만 질적인 성장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 소속 국제무역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기술 수준별 수출 상품 구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분류한 고위 기술 제품의 수출 비중이 2002년 35.3%, 2003년 36.2%를 기록한 후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는 30.6%로 떨어졌다. OECD 분류상 고위 기술 품목은 우주항공.의약.전자부품.컴퓨터.정보통신기기 등이다. 반면 화학제품.일반기계.정밀기기.자동차 등 중고위 기술 품목의 수출 비중은 2002년 28.4%에서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36.7%였다. 석유제품.플라스틱.고무제품 등 중저위 기술 품목의 비중은 22.2%에서 25.9%로 커졌다. 음식료품.담배.섬유.의류 등 저위 기술 품목 비중은 11.4%에서 5.2%로 작아졌다.

고위 기술 품목의 수출 비중이 주는 데 대해 국제무역연구원은 컴퓨터 관련 품목의 수출이 준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컴퓨터의 수출 비중은 2002년 5.1%에서 지난해 2.6%로 작아졌다. 컴퓨터 부품은 같은 기간 2.1%포인트 줄었다. 이 연구원 동향분석실의 신승관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컴퓨터 관련 제품의 수출 비중이 계속 줄면 결국 수출을 빨리 둔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 수출되는 고위 기술 품목의 비중이 두드러지게 감소한 것도 특징이다. 2002~2006년 미 수출에서는 10.2%포인트, 일본 수출은 9.3%포인트 줄었다. 보고서는 "일본의 견제와 중국의 추격 등으로 심화되는 '샌드위치 코리아' 신세를 벗어나려면 우주항공이나 하이테크 전자부품 분야 등에서 새로운 고급기술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과 일본의 총수출액은 각각 9693억 달러와 6474억 달러로 수출총액 3, 4위를 기록했다. 1, 2위는 각각 독일.미국.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27.2%로 1위였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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