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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아이칸, 모토로라 목 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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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사진)이 세계 2위의 휴대전화 업체 모토로라 지분을 늘리며 이사회 진출도 눈 앞에 두고 있다.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모토로라 경영에 본격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아이칸은 지난해 국내에서 KT&G 지분 매입으로 경영권 논란을 일으킨 바 있고 결국 1500억원의 주식 차익을 얻고 떠난 인물이다. AP 등 주요 외신은 26일 칼 아이칸과 그의 투자회사가 모토로라 지분 2.7%로 확보하고 "모토로라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칸은 지난 12일 이 회사 주식 2.48%를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보름이 안 되는 사이에 지분을 더 늘린 것이다. 아이칸은 올해 1월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모토로라 지분 보유를 늘리고 이사회에서 자리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칸은 또 모토로라 주가가 싸다며 회사 측에 120~15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요구하고 있다. 모토로라 주가는 현재 17달러 선이다. 이에 맞서 모토로라 측은 오는 5월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아이칸 측을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주에게 촉구하고 있지만,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경영진을 물갈이한 모토로라로서는 아이칸의 공세에도 맞서야 하는 이중고의 처지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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