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1인55통…일의 절반도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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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또 한해가 저물고 새해를 맞게 된다.
그리운 이에게 크리스마스카드 한장이라도 부치고 싶어질 때다. 평소 자주 찾아뵙지 못한 웃어른께도 연하장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이같은 성탄·연하우편물로 연말연시면 전국의 우체국은 한바탕 홍역을 치른다. 체신부가 추정한 올 12월중 우편물은 5억3백만통. 성탄·연하카드가 2억8천7백만통, 편지·소포등 일반우편물이 2억1천6백만통이다.
이를 91년추계인구 4천3백26만명으로 나눠보면 한사람이 12월에 평균 6.6통의 크리스마스카드나 연하장을 보낸다는 이야기다. 올해는 특히 내년에 치러질 네차례의 선거를 앞두고「안면 익히기」를 위한 성탄·연하우편물이 더욱 크게 늘어나리란 예상이다.
우리나라 우편사업의 역사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884년 당시 고종의 명에 따라 설립된 우정총국에서 비롯됐다.
해방이듬해인 46년 우리의 연간 우편물은 국내·국제우편물을 합쳐 6천4백14만통(전국우체국 접수기준)이었다. 6·25사변이 터진 50년, 아무래도 우편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해 취급우편물수가 46년보다 적은5천6백22만통에 그쳤다.
우편물 증가추세는 인구수와 소득수준에 정비례한다. 경제규모가 커지고 경제활동이 활발해질수록 우편물도 늘어난다.
우리나라의 우편물 취급실적도 우리의 경제개발단계와 흐름을 같이 한다. 60년대 들어 1억통을 넘어섰고 70년에 5억7천만통, 80년에 10억통을 돌파했다. 90년에 23억5천8백만통 (국내 3억2천4백만통, 국제3천4백만통)을 기록했고 오는 2000년에는 56억9천1백만통에 이르리란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우편물은 최근5년간 연평균증가율이 12.9%로 높은 편이다. 87, 88년 15∼19%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는데 당시 대통령선거 및 국회의원선거가 치러졌고 올림픽이란 큰 국제행사가 서울에서 열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네차례의 선거가 예정돼 있는 내년에도 우편물은 크게 늘어나리란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우편물이용은 아직도 선진국에는 훨씬 못미친다. 90년현재 국민 1인당 연간 우편이용물수가 55.1통으로 일본의3분의1, 미국의 10분의1수준이다. <그림참조> 만국우편연합(UPU)의 우편물통계에 따르면 89년말현재 미국이 1천6백2억통으로 1위, 일본이 2백1억통으로 2위다.
우편물은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산업이 발달할수록 급격히 불어나면서 그 성격도 달라진다.
개인끼리 주고받는 편지보다 사업체가 사업체에, 사업체가 개인(소비자)에게 보내는 게 많아진다. 신용카드 사용내역서, 은행지로를 이용한 각종요금납입청구서, 상품정보안내문등이 그것이다.
체신부가 82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고 있는 우편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사업성우편물의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82년 44.1%였던 게 85년에는 48.9%로, 88년에는 68.9%로 껑충 치솟았다. 우체국에 접수되는 편지·소포중 개인이 부치는 것은 이제 10통중 겨우 3통밖에 안된다는 이야기다.
90년현재 집배원이 하루에 배달하는 우편물은 서울·부산등 대도시가 1천8백통(중소도시 1천1백통)인 반면 배달지역이 넓은 읍면은 그 4분의1인 4백50통에 불과하다.
체신부에 따르면 우리의 우편물은 지난해 우편사업의 손익분기점이 되는 22억통 수준을 넘어섰다. 따라서 이제 좀더 빠르고 정확한 우편배달서비스를 기대해본다.<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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