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성폭행 하려던 육군상사/레슬링선수 오빠가 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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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춘천=이찬호기자】 22일 오전6시쯤 강원도 춘천시 효자2동 박원구씨(25·파스퇴르유업 레슬링선수)집에 육군모부대 소속 최종률상사(38·춘천시 효자2동 군인아파트)가 복면을 한채 칼·쇠톱등 흉기를 들고 들어가 안방에서 혼자 잠자던 박씨의 여동생(21·회사원)의 손지갑을 털어 현금 3천원을 훔친후 성폭행하려다 비명을 지르며 반항하자 달아났다.
동생의 비명소리를 들은 박씨는 맨발에 속옷차림으로 50m쯤 달아나는 최상사를 뒤쫓아가 15분동안 격투끝에 붙잡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넘겼다.
최상사는 격투도중 칼을 마구 휘둘러 박씨에게 모두 30여바늘이나 꿰매는 상처를 입혔으나 박씨의 워낙 완강한 힘에 굴복해 붙잡혔다.
박씨는 고3때인 지난 84년 미국에서 열린 세계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이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약했으며 88년10월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사망한후 지난 3월 파스퇴르유업 레슬링 선수로 취업,50여만원의 월급으로 5식구의 살림을 꾸려오고 있다.
춘천경찰서는 23일 범인을 격투끝에 잡은 박씨에게 「용감한 시민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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