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 봄은 '라인'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화장품.식품업계에 '라인 마케팅' 열풍이 불고 있다. 이른바 날씬하고 볼륨 있는 몸매를 가리키는 'S라인'과 갸름한 얼굴을 이르는 'V라인'이 중심이다. 화장품이나 식품을 바르거나 먹기만 해도 S라인.V라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날씬한 몸매, 작은 얼굴을 바라는 여성들이 공략 대상이다. 과연 화장품과 식품만으로 날씬해지고 작은 얼굴을 가질 수 있을까.

?S라인 상품=최근 화장품 업계는 몸에 바르면 지방을 태우는 데 도움을 준다는 보디슬리밍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칼로리를 줄인 제품이나 배변, 체지방 분해를 돕는 차 등으로 S라인을 공략한다. 보디슬리밍 제품의 원리는 카페인 등 지방분해 효과가 있는 성분으로 만들어 피부 표면에 있는 지방세포 덩어리(셀룰라이트)와 피하지방을 분해한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헤라가 4월에 출시하는 '에스라이트 디자이너 DX', 비오템의 '바디 리스컬프트 S-벨트' 등이 카페인을 기초성분으로 한 제품이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S라인 100칼로리' 과자(한 봉 1000원)를 내놨다. 현미칩.녹차비스킷 등이 모두 100칼로리만큼씩 포장돼 있다. 아이오페의 '비비프로그램 에스라이트 오가닉바'도 저칼로리(100칼로리) 간식거리다. 곡류.과일류 등으로 만들었다. 30g짜리 20개가 3만8000원.

?V라인 상품=클라란스는 'V라인 쉐이핑 훼이셜 리프트'를 지난달 출시하면서 탤런트 한예슬을 내세워 '얼굴에 갸름한 V라인을 꿈꾼다'는 광고를 했다. 이 광고가 V라인 마케팅의 문을 열었다. 리프팅 제품으로 피부에 탄력을 줘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한다는 주장이다. 최근엔 로레알 파리의 '리바이탈 리프트 라인'과 비오템의 '비오펌 리프트 라인' 등 리프팅 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오휘의 '멜라니쉬 화이트 클리닉 마스크'(7장 8만원대)나 보브의 '산소마스크팩'(6장 1만8000원)이 얼굴의 붓기를 빼 V라인을 만들어 준다고 광고한다. V라인 차도 나왔다.

가수 보아를 모델로 기용해 마시면 얼굴 붓기가 빠진다고 광고한 광동제약의 '광동옥수수수염차'가 대표적이다. 옥수수수염을 끓여 마시면 붓기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한방 상식에 착안했다. 출시 6개월 만에 1000만 병을 팔았다. 인터넷 쇼핑몰에선 얼굴을 눌러주고 조여준다는 보정기구도 팔리고 있다. 인터파크는 실리콘 재질의 기구로 광대뼈를 눌러주는 '갸르미'(4만9500원)나 턱 주변에 둘러쓰는 '슬림마스크'(1만8900원)를 판다.

?과연 빠질까=보디슬리밍 제품설명서에는 '마사지.운동과 병행하라'는 문구가 들어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눈에 띄게 살이 빠지지는 않는다"며 "슬리밍 제품은 한 달 이상 지속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운동과 절식 등을 병행해야 라인이 예뻐진다"고 말했다. 이지함피부과학연구소 김세기 소장은 "식이요법과 운동을 하지 않고 화장품만으로 살을 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저칼로리 식품도 마찬가지다. '100칼로리밖에 안 되니까'라는 생각에 계속 먹다 보면 결국 평소 식사만큼의 칼로리를 섭취하기 십상이다. 비만클리닉을 운영하는 본디올한의원 강남점의 김혜경 원장은 "저칼로리 식품을 먹으면 공복감이 사라지지 않아 결국 폭식하기 쉽다"며 "정상적인 식사를 하되, 양을 조금 줄이는 것이 몸매 관리엔 훨씬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시중에 나와 있는 다이어트 보조제는 의료기관의 검증을 받은 제품인지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미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