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비 제외 연3조6천억(대학입시산업: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학습 참고서만 6천억 시장/재수생 29만… 산업부족 인력 웃돌아
북새통속에 대학입시가 끝났다. 입시를 위해 치르는 사회적 비용은 얼마나 될까.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본사가 관련자료를 모아 분석한 결과 올 한해에만 최소한 3조6천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에 유학한 고3과 재수생의 하숙비·교통비 등 간접비용과 공교육비를 합칠 경우 액수는 5조원(사교육비 포함 9조원)에 이른다는 교육개발원의 추산도 나오고 있다.
3조6천억원이란 입시비용은 농민들의 땀흘려 거둔 쌀생산량 6조원(시가기준)의 60%에 이른다.
또 인력난이 심했던 올해 전기대 응시재수생 29만5천명은 노동부가 조사한 국내 전체산업의 인력부족분 25만명(10월말 현재)보다 많은 실정이다.
아예 「대입산업」이란 말이 나올 만큼 웃자란 대학입시를 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해 본다.
◇참고서 시장=지난 한햇동안 국내에 쏟아진 학습참고서는 모두 1억1천9백만권(출판문화협회 통계). 권당 평균가격 5천1백59원을 곱하면 학습참고서만도 6천억원이 넘는 큰 시장이다.
◇과외 및 재수시장=대2조원 규모의 큰 시장이자 대표적인 지하경제.
재수시장도 갈수록 커져 올해 대입학원 수강료만도 3천1백50억원. 석달공식수강료 26만7천원에 전기대응시 재수생 29만5천명을 곱해 연간규모로 환산한 수치다.
◇시험지 및 학습기구=고3과 재수생은 1년에 네번씩 외부학원에서 제공하는 모의고사와 배치고사를 치른다. 1인당 비용은 평균 2만원.
후기·전문대를 포함한 올해 응시자 93만명(교육부 추산)이 쓰는 시험지 비용만 1백90억원이고 배치사정표·정보제공비 등을 합하면 「어느 대학에 갈지」를 고르는데에만 3백억원이상을 쓰는 셈이다.
또 TV과외·학습용비디오·카셋시장도 늘어나 올해 학습기구산업은 2천억원대에 달한다.
◇수험료·입시비=올해 1인당 수험료는 2만5천원으로 전후기 복수지원자를 포함해 원서교부자 1백25만명을 곱하면 모두 3백10억원의 수험료시장을 형성한다.
또 입시날 응시자의 절반이 집을 떠나 시험을 본다면 예비소집·면접까지 2박3일(가족포함 10만원으로 간주)동안 교통비·숙박비 등 입시비용으로 5백억원이 풀린다.
◇기타=최근 붐을 이른 사설독서실 비용도 2천5백억원 규모(한달 5만원×12개월×수험생 절반 45만명)로 추산된다.
또 수험생 1인당 하루 3백원짜리 라면 1개를 「수험용간식」으로 먹는다면 이것만도 연간 9백억원에 이른다.
이상 열거한 비용을 모두 합치면 3조6천억원. 이는 순전히 최소한의 「경제적 비용」일 뿐이다.
하숙비·교통비 등 간접비와 입시로 인한 수험생과 가족의 마음고생,입시때마다 빚어지는 교통체증,탈선학생,고3병 등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은 막연히 엄청날 것이란 생각만 들뿐 계산할 수조차 없다.<이철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